1~3월 국내 3사 점유율 26%대·전년비 7%포인트 가량 축소…에너지밀도 높인 제품 개발 박차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전기차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판매량을 늘리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축소되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95.1GWh로, 전년 동기 대비 93.3% 많아졌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점유율 합은 26.3%로, 같은 기간 6.9%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업체들이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4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BMW iX △피아트500 등의 차량 판매량 확대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으나, 자국 시장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무기로 삼은 중국계 업체들의 약진이 매서웠던 탓이다. LFP는 에너지 밀도와 부피 및 출력 등의 단점을 갖고 있지만, 가격경쟁력이 높다.

   
▲ 미국 오하이오주 내 얼티엄셀즈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실제로 중국 CATL은 35.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1위를 굳히는 모양새로, BYD도 200%가 넘는 성장세에 힘입어 10%를 돌파했다. 비슷한 수준의 상승세를 보인 CALB도 삼성SDI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국내 업체들은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 배터리를 앞세워 이같은 상황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500km 이상으로 늘린 3세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 고객들의 충전 부담을 줄이려는 완성차업체들과 이해관계가 합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부터 6년간 중국업체의 니켈 2만톤을 받기로 했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37만대 분량으로, 2025년부터 5년간 독일 벌칸에너지로부터 수산화리튬 4만5000톤도 공급받기로 했다.

AM·QPM 등 호주업체들도 니켈 14만톤·코발트 1만4000톤 상당을 공급할 예정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만든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도 포스코케미칼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활용할 방침이다.

SK온도 2029년까지 함량 98% 수준의 하이니켈 배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포드·코치와 손잡고 터키 앙카라 인근에 최대 4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는 포드가 유럽에 판매하는 상용차에 필요한 하이니켈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이르면 2025년 상업가동에 돌입할 전망이다.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NCM9 배터리도 공급하기로 했다. NCM9는 니켈 함량이 90%에 달하는 제품으로, SK온이 2016년 개발한 NCM811 보다 니켈 비중을 높이고 코발트를 줄인 것이 강점이다.

   
▲ SK온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배터리 공장./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삼성SDI 역시 니켈 비중을 85%에서 91%로 향상시킨 Gen.6 배터리를 앞세워 차세대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Gen.5의 에너지밀도도 100% 수준이지만, 음극재와 공법 개선 등을 통해 이를 110%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2024년 Gen.6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셀 내부 저항 감소를 비롯한 신공법을 장착한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전 제품에 적용하는 등 품질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이 단입자 양극재와 'N96'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을 추진하는 등 소재업체들의 지원사격도 이어지고 있다. 단입자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원료를 하나의 입자구조로 결합해 강도와 열안정성을 높여 배터리 사용수명을 늘린 소재로, N96은 니켈 함량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원가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한다는 점에서 니켈값이 오르면 양극재값도 동반 상승, K-배터리 판로 확보가 어려워진다"면서 "3월초 톤당 4만3000달러(약 5446만원)까지 치솟았던 니켈값이 최근 3만달러(약 3800만원)까지 하향 조정된 것은 호재"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