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뚜렷한 치료제 없어 시장 유망성 높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기억력이나 인지기능 장애를 겪는 치매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 수가 늘면서 유망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 셀트리온 연구원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 제공

29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아이큐어와의 공동 개발로 도네페질 패치형 치매 치료제를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이 치료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약가 협상을 진행 중이며, 내달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패치는 주 2회 부착하는 타입으로 개발해 경구제 대비 복약 순응도를 개선하고 편의성을 향상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대약품은 지난 1일 국내 최초 산제 제형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 '하이페질산(성분명 도네페질염산염)'을 내놨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증부터 중증까지 모든 단계의 치매 환자가 복용할 수 있는 치매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하이페질산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재 정제와 구강붕해정 형태로 나오고 있는 동일 성분의 의약품과는 달리, 파우더 형태로 개발돼 차별화를 꾀했다는 점이다. 물, 주스 등에 용해해 복용할 수 있어 약을 삼키기 어려워하거나 약물 복용을 꺼려하는 환자들에게 유용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차별화 및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제형으로 하이페질산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인벤티지랩은 자사의 강점인 주사제로 한 달에 한 번만 투약하면 되는 치매 치료제 'IVL3003'를 개발 중이다. 먹는약 대비 안정적으로 혈중 약물 농도가 유지되는 주사제를 활용해 복약 순응도를 개선 시킨 약이다. 인벤티지랩은 최근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이 치료제의 임상 1/2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다.

이렇듯 국내 기업들이 너도나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시장 유망성이 높기 때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 수는 2020년 약 83만명, 오는 2025년에는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을뿐더러 확실한 치료제가 없어 앞으로도 풀어나가야할 업계의 과제로 꼽힌다. 현재까지 치매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출시된 치료 성분은 도네페질, 메만틴,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이다.

치매치료제 개발을 향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도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약 8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연 평균 성장률 역시 6.5%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고령화가 가팔라지면서 치매 환자 수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하지만 블루오션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국내외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치매 치료제 개발을 향한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치매는 질환을 일컫는 용어가 아닌 다양한 원인에 의해 기억력, 인지기능 장애가 발생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의 증상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이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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