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별 최적화된 배터리 통해 상품성 다양화
원활한 부품수급 통해 생산 차질 최소화…비용절감 효과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리튬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자동차 업계의 배터리 내재화 이슈가 커지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기를 맞이한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내재화는 핵심부품의 빠른 수급을 위해 중요하다. 하지만 생산설비 비용과 기술력 문제 등으로 인해 쉽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시대에 경쟁력을 위해서는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일 관련업계와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원료 금속의 공급을 위해 캐나다 광산업체 시그마리튬을 인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테슬라는 시그마리튬 인수와 관련해 잠재적 자문업체들과 회의를 가졌다. 

시그마리튬 인수는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배터리 원료 금속을 채굴 및 가공하는 방안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인수 검토는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시그마리튬의 주가가 지난 12개월 사이 3배로 뛰면서 매각 가격이 높아져 인수를 원하는 기업이 망설일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예상했다.

이 같은 테슬라의 행보는 지난 2020년 베터리데이를 진행하면서 기존 대비 절반가량 저렴한 배터리와 생산공정 혁신 등의 청사진을 공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테슬라는 이를 통해 3000만 원 수준의 보급형 전기차 생산을 선언했다. 다만 이 작업이 쉽게 이뤄질 수 없어 아직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이어 지난 2021년 폭스바겐 역시 파워데이를 진행하면서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의지를 암시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 내 최대 6개 배터리 생산 설비를 구축해 연간 240GWh 규모의 독자 규격 배터리를 생산할 방침이다. 노스볼트, 궈쉬안 등 배터리 업체 지분을 인수하고 40GWh 배터리 공장 6개를 설립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전기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회사가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려는 것은 배터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부품수급 문제도 발생하며 자체 생산라인에 대한 중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폭스바겐은 국내 배터리업체의 공급차질로 인해 전기차 스케줄에 타격을 입은 것도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결심하게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것과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비교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이 낮아 쉽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부품을 공급받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BYD(비야디)는 중국의 배터리 업체지만,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며 브랜드를 시장에서 알리고 있다. BYD는 자체 생산하는 배터리를 활용해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이며 중국시장에서 입지를 끌어 올린 바 있다. 

이 밖에도 내수시장을 소화해온 노하우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전기차 생산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쌍용차가 차기 전기차생산을 위해 BYD와 긴밀하게 협력을 진행 중이다. 

   
▲ BYD 블레이드 배터리/사진=BYD 제공


이런 BYD의 성장은 배터리 등 필요한 부품을 직접 조달하며 폭넓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배터리 분야에서 빠른 성과를 보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우 10년 이상의 막대한 연구개발비용과 생산설비 투자를 수업료로 지불하고 노하우를 축적해 현재의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현재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실체를 볼 수 없는 꿈의 배터리로 남아있다. 충분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최상의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까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진출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많다. 

수천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수조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게 이유다. 그럼에도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라인에 대한 이점 때문에 협업을 통해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은 내재화를 염두하고 있다. 

다만 국내 완성차 업체 현대자동차그룹은 배터리 내재화에 뜻이 없음을 확실시 했다.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긴밀한 협업을 통해 부품수급에 원활한 공급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의미해진 현재의 완성차 업계지만, 수급이 불안정한 배터리의 경우 자체생산라인 확보에 중요성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며 "당장의 이익보다 먼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도 필요성은 거론되고 있지만 노하우 축적과 생산설비 구축 등에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쉬운 작업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