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미국 금리 '12월 인상설'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틀 뒤로 예정된 한은 금통위에도 시선이 쏠린다. 남아있는 네 번의 금통위 중 한 차례 정도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되는 한은이 언제 인하 카드를 쓰느냐가 관건이다. 가계부채 문제가 잔존한 가운데 전문가 다수는 '일단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은 우려의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9일 오전 현행 연 1.25%로 동결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6월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계속 동결 상태인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상태다. 문제는 그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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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올라가면서 오는 9일로 예정된 한은 금통위 결과에도 시선이 쏠린다. /한국은행 |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는 건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대외 주요국들의 판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제로 금리' 시대를 이어오고 있는 미국은 올해 들어 '금리 인상' 시동을 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발표된 8월 고용지표의 호전 여부에 따라 금리인상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오는 20일~21일로 예정된 9월 FOMC 통화정책회의에서 현행 연 0.25~0.50%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 고용지표는 '비농업부문 고용 15만 1000명 증가'라는 결과만을 보이며 예상을 밑돌았다. 분명히 나아지고는 있지만 9월 인상을 단행할 정도로 확연한 안정세는 아직 아니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회사인 핌코(PIMCO)를 비롯한 금융사들은 "금리인상 시기가 12월로 지연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미국이 9월보다는 12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지만 불확실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금리가 12월까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연내 1~2차례 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한국은행으로서는 9~11월 중 금리를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문제는 금리인하의 두 번째 제약조건인 가계부채다. 통상 금리인하는 가계부채 스케일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데 있어 중요 고려조건이 된다.
최근 공개된 금통위의 8월 회의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 금통위원은 "앞으로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상승할 경우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한 것. 사실상 지난달 금리를 동결시킨 이유가 가계부채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또한 지난달 30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가계부채, 고령화 문제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금리조정에 보수적인 뉘앙스를 드러냈다.
금융투자협회가 매달 실시하는 채권 전문가 2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금리 동결' 의견이 압도적 다수인 96%를 차지했다. 응답자 다수는 경기하방 리스크와 낮은 물가 수준이 금리 인하 기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제고,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인해 9월 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은행권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 움직임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비에 부심하고 있다. 순이자마진(NIM)이 수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은행권으로서는 금리인하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 예금‧대출 상품 금리는 이미 추가인하 가능성까지 어느 정도 고려한 상태로 책정돼 있다"면서도 "연내 금리 추가조정이 은행 수익성엔 타격을 줄 수밖에 없어 3분기 실적부터 하향세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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