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청년 사업자 정모씨는 부족한 사업자금을 위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정씨는 해당 대출금을 통해 사업을 열심히 키워 나갔다. 이후 정씨는 단 한 번의 연체 없이 대출금을 꼬박꼬박 상환해 나갔다. 몇 년 뒤 대출금을 모두 상환한 정씨는 지금보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1금융권을 찾아갔지만 퇴짜를 받게 됐다. 정씨는 성실히 대출금을 납부했어도 제1금융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금융 사다리가 끊긴 것 같다는 사실에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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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정씨와 같이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고 연체없이 꼬박꼬박 돈을 갚아 나간 실적이 있더라도 제1금융에서 대출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제2금융권을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우량 고객의 경우 신용점수의 하락폭을 완화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인신용평가체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금융위는 해당 개선방안을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 적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7월 끝자락인 지금까지도 업계에선 제2금융 대출자들의 시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한 은행 관계자는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게 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게 된다”며 “이같은 경우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데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 2금융권 대출금을 제때 상환했다 하더라도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제2금융권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단순히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렸다는 기록뿐만 아니라 차주의 ‘갚으려는 의지’도 지켜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이 2금융권을 발판 삼아 1금융권으로 올라갈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러한 경제 현실이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과 같이 제2금융권 대출 기록만으로 제1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상황은 돈을 아무리 잘 갚아도 금융소비자들에게 자괴감을 안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차주 평가 방법이 다르다며 대출 평가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미국의 경우 소득수준과 담보 등에 따라 신용도를 평가하기 보단 소액이라도 빚을 갚아나간 대출 실적이 있는지에 따라 대출을 평가한다”며 “우리나라는 신용등급을 통해 대출 평가를 하게 되고, 대부분의 취약차주는 제1금융권을 이용하는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은 대출 실적이 쌓일수록 신용도가 높아지면서 금융권과 거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제2금융권을 통해 대출금을 갚았던 실적보단 빌렸던 사실로만 신용도 평가하고 있다”며 “갚으려는 의지에 따라 돈을 빌려줘야하는 측면도 생각해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선적으로 소액대출부터 스코링 시스템을 적용해 제2금융권 대출을 갚아나간 실적이 반영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갚으려는 의지를 대출 평가때 반영해준다면 합리적인 대출형태가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업권별 대출금리 정보가 축적돼야만 개인신용평가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이를 통해 정밀한 금리대별 신용위험대 평가가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 구간대 별 금리정보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며 "약속 드린대로 올해 하반기 중에는 신용조회사들 스코어를 만들때 저축은행과 캐피탈업권 보험업권 등의 대출유형이나 금리 구간을 반영하고, 다른 업권에 대한 금리정보도 입수해 업권에 따른 평가상 차등이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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