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사측의 임금·단체협약 제시안에 반발해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의 쟁의행위는 경영정상화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사측의 우려와 완성차 생산량 감소로 생존 기로에 서있다는 협력사들의 호소에도 이를 외면하고 결국 부분파업을 택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이날 전반조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전반조 4시간에 이어 후반조도 4시간 파업을 진행하며 내달 2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전후반조 4시간씩 파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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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 부평공장 입구 홍보관. /사진=미디어펜 |
한국지엠은 전날 21차 교섭에서 사측의 제시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 23일부터 진행했던 잔업과 특근 거부도 다음 쟁대위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등을 거쳐 이미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사측은 전날 교섭에서 매년 하는 임금협상을 2년 주기로 하는 것을 전제로 조합원 1인당 성과급 등으로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최종 제시했다. 올해 220만원, 내년에 330만원의 성과급 또는 격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또 매년 하는 임금협상을 2년 주기로 하는 방안에 합의하면 추가로 특별 일시금으로 15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전체 700만원 규모다.
하지만 노조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측은 21차 교섭에서 알맹이가 빠진,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최종 제시안을 내밀었다"며 파업 돌입이 불가피했음을 설명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 등을 요구했다.
여기에 미래 발전 방안으로 인천 부평2공장에 신차 생산 물량을 배정하는 계획 등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7월 22일 임단협을 시작해 이날까지 총 21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지엠 노조의 이같은 행보를 바라보는 여론도 곱지 않다.
이미 협력사 부품업체들이 성명을 통해 호소하며 원만한 해결을 촉구했지만 이 모두를 사측의 찻으로 돌리고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서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협신회는 지난 28일 "한국지엠 노조와 회사 간 미해결 문제로 생산계획에서 잔업과 특근이 취소된 것에 매우 유감"이라며 2020 임단협의 빠른 타결을 촉구한 바 있다.
협신회는 "코로나19로 한국지엠 1, 2차 협력업체 중 많은 업체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해 있다"며 "그나마 하반기에 생산물량이 회복되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온전히 벗어나긴 어렵다"고 했다.
이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생산을 극대화하고 지금까지의 손실을 일부라도 복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한국지엠 임단협 문제가 조기에 종료되지 않는다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 업체들은 부도에 직면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오랜 감소세로 협력사의 사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의 잦은 파업으로 가동률마저 떨어지게 됐고 이런 여파가 고스라니 협력사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여전히 좀더 나은 근무여건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공감대도 형성되지 못하는 파업은 노조의 이미지마저 악화시키는 결과를 만들것"이라며 "코로나19상황을 감안한 노조의 현명한 판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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