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2일 0시 기준으로 전국 누적 확진자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지난해 1월말 우리나라로 들어온 후 1년 7개월 만에 '확진자 20만 시대'를 맞게 됐다.
지난 두달간 4차 대유행이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정부는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리두기 최고단계인 4단계 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지난달 12일 수도권에 발령한 후 3주가 지났다. 이전 3단계에서의 확진자 추이와 비교하면 '4단계'라는 방역 최고 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을지 주목된다.
본보는 최근 6주간 양성률(검사자 대비 확진자)·사망률(확진자 대비 사망자)을 3단계 발령과 4단계 발령 후로 나누어 3주씩 해당 수치를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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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 삼성역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박민규 기자 |
매일 0시 기준으로 정부가 업데이트해 발표하는 신규 확진자만 보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코로나의 실제 위험도는 진단검사 모수로부터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확인됐나, 최근 나온 사망자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본보는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6월 22일부터 8월 2일까지 발표한 국내발생 현황자료(매일 0시 기준)를 분석했다. 수도권에 4단계 거리두기 조치를 적용한 7월 12일(0시 기준)부터 8월 1일까지 3주간, 이와 비교해 수도권에 3단계를 적용한 기간은 6월 21일부터 7월 11일까지 역시 3주간(21일)이다.
최근 3주간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 기간동안 248만 2110명(일일 평균 11만 8196명)이 진단 검사를 받았고, 이중 3만 1741명(일일 평균 1511명)이 확진자로 판정받았다.
양성률은 1.28%였다(표준편차 0.38%p). 이 기간동안 55명이 사망해, 지난 3주간의 사망률은 0.17%로 나타났다.
반면 앞서 3주간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한 기간동안 총 145만 1995명(일일 평균 6만 9143명)이 진단 검사를 받았고, 이중 1만 6897명(일일 평균 805명)이 확진자로 확인됐다.
양성률은 1.16%였다(표준편차 0.38%p). 이 기간동안에는 41명이 사망해, 사망률은 0.24%로 나타났다.
3주씩 거리두기 3단계 기간과 4단계 기간을 비교해 보면, 양성률은 0.12%p 차이 밖에 나지 않아 표준편차 내로 무의미했다. 다만 사망률은 오히려 4단계 기간 동안 0.07%p 하락해 코로나 희생자가 더 적게 나왔다.
주목할 수치는 일일 평균 진단 검사자와 확진자 추이다. 3단계 기간동안 하루 평균 6만 9143명이 진단 검사를 받은 반면, 4단계 기간에는 11만 8196명이 검사받아 2배에 가까웠다. 확진자 또한 3단계 기간동안 하루 평균 805명이 나온 반면, 4단계에서는 15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역시 2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정리하자면, 3단계 및 4단계 3주씩 비교해보니 진단 검사의 양이 늘어난만큼 확진자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양성률 외에 사망자를 누적한 치명률은 또다른 변수다.
치명률(누적 확진자 대비 총 사망자)의 경우,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하락세에 있다.
지난 1월 29일에는 1.81%였지만 7월 1일에는 1.28%로 떨어졌고 8월 1일에는 급기야 1.05%까지 하락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면 향후 일주일 내에 0%대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는 신종 플루 등 독감(치명률 0.01~0.06%대)보다 치명적이긴 하지만 그 위험도는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양성률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최근 3주간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했지만 사망률은 0.17%로 이전에 비해 사망자는 연일 감소 추세이다.
정부가 조만간 거리두기 강화 등 전국적인 방역 조치를 두고 고심할텐데 객관적으로, 과학적으로 여러 수치를 고려할지 주목된다. '정치 방역'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정부의 차분하고도 냉철한 판단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