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1만 2000명 확진 가능성…정부, 거리두기 강화 검토 돌입
치명율·확진율 추이 '주목'…백신접종 보다 의료 과부하 대비해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사태가 7000명 시대로 접어들었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0시 기준) 3일 연속 일일 신규 확진자가 7174명, 7102명, 7022명을 기록하면서 연말까지 일일 1만 2000명까지 확진자가 새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접고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번 확진자 추이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 7월 7일 1000명대(1212명)에 들어선 후 8월 11일 2000명대를 찍고서 1000명대와 2000명대를 넘나들던 확진자 추이는 11월 17일 처음으로 3000명대(3187명)에 도달했다.

이후 7일만인 11월 24일 첫 4000명대(4115명)를 찍으며 대유행을 예고했다. 또 일주일이 지난 12월 1일 5000명대(5122명)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번 달로 들어서 열흘간 4번의 5000명대, 3번의 4000명대를 거쳐 결국 7000명대로 확진자 증가가 껑충 뛰어올랐다.

   
▲ 서울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일일 PCR 진단검사 건수' 대비 신규 확진자 비율인 확진율 또한 지난 10월까지는 1.0%에서 1.7%대를 오갔지만, 10일 0시 기준으로 2.53%를 기록하는 등 평소보다 2배에 가깝게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를 나타내는 치명률 또한 지난 8월 10일 0.9%대로 진입한 후 10월 20일까지 최저치인 0.77%대를 기록할 정도로 낮아졌지만, 이후 다소 높아져 현재 0.82%로 집계됐다. 현재 치명률은 지난 9월말과 동일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코로나 관련 통계지표는 '연령대별 치명률'이다.

지금까지 질병관리청이 확인해 집계한 연령별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확인하면 나이대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10일 0시 기준으로 80대 확진자의 치명률은 12.45%다. 70대 확진자의 경우 3.67%로 확 떨어진다. 60대는 0.89%로, 전 연령대의 평균 누적 치명률(0.82%)과 같은 수준이다.

50대부터는 치명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더 떨어진다. 50대는 0.30%, 40대는 0.07%다.  30대 0.04%, 20대 0.01%, 10대 0.0%, 만 0세부터 9세까지는 0.01%로 확인됐다. 40대 이하는 일반 독감 수준의 치명률로 나타났다. 50대 또한 300명 확진자 중에 1명이 사망할 정도로 낮다.

70~80대를 제외하고 60대 이하 모든 확진자로 따지면, 치명률은 0.20%다. 확진자가 500명 나오면, 그 중 1명이 사망하는 수준이다.

현재 가장 큰 불신은 백신 접종완료율(12월 10일 기준 2차접종완료 81.0%)이 80%대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가 7000명대에 접어들었다는 데에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3차접종률이 10.3%에 불과할 뿐더러 백신 미접종자들 위주로 확진자가 일어나고 있다는 해명을 하고 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의 확진 및 사망자 추이를 보면, 접종완료율이 비슷한 세계 각 국과 비교해 나쁘지 않아 정부의 해명이 굳이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 12월 10일 기준, 연령대별 확진자 및 치명률. /표=질병관리청
방어적으로 해명할 필요 없고, 지금까지의 방역 성과로 보면 접종완료율이 비슷한 다른 나라와 엎치락뒤치락 유사한 상황이다.

접종완료율 77.8%(2차 기준)인 일본은 지난 하루동안 신규 확진자 164명이 확인되면서 매우 적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누적 치명률은 1.1%로 우리나라보다 소폭 높다.

접종완료율 79.6%인 스페인은 지난 하루만에 2만 6412명의 확진자가 새로 나왔고, 누적 치명률은 1.7%로 우리나라의 2배에 달한다.

접종완료율 83.4%인 싱가포르는 지난 하루동안 68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누적 치명률은 0.3%로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수치다.

접종완료율 84.9%인 칠레는 지난 하루동안 1771명의 신규 확진자가 확인됐고, 누적 치명률은 2.2%로 우리나라의 2.5배이다.

관건은 앞으로다. 질병관리청 전망대로 연말까지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명대에 접어들면서 의료 수요에 과부하가 걸리면, 기존 구축된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져 '살릴 수 있는데 살리지 못하는' 생명이 많아질 수 있다.

수도권 소재 대형병원 감염내과 과장인 김 모 교수는 10일 본보 취재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위중증이나 부작용은 연령대에 따라 현격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중요한건 정부가 각 병원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 중환자 병상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라며 "명령해봤자 민간 병원은 한계가 있다. 제대로 인센티브를 보장해줘야 의료진이 축나지 않고 확보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미 감염된 결과인 확진자 숫자에 일희일비하고 그 감염경로 추적이나 거리두기 제한을 검토하는건 바이러스성 질병의 특징을 간과한 것"이라며 "의료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지속가능하게 확장시키는 실질적인 방안은 돈, 재원 투입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이대로라면 자칫 마지막 골든타임 일이주를 놓칠 수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변이가 일어난다. 이에 대해 일일이 어떻게 하기보다 기존 의료자원을 최대한 넓히고 확보해서 어떤 상황에라도 대응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한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지도 24개월 째다. 정부의 현명하고 신속한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