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국감, 문vs윤 신구권력 대결에 정쟁으로 얼룩
정쟁 위한 논쟁…'사법'·'실정' 리스크에 적대적 공생 강화 전망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서로를 향한 흠집 내기에 몰두해 '민생 국감'이란 포부가 무색해지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 첫날부터 상임위 곳곳에서 파행이 일어났음에도 여야는 남 탓으로 일관하고 있어 ‘정쟁 국감’·‘맹탕 국감’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여야는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에 앞선 지난 3일 개천절을 맞아 ‘민생’을 키워드로 각각 메시지를 전했다.

국민의힘은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정신은 민생을 잘 챙겨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해드리라는 뜻일 것”이라며 “국민께서는 정쟁을 멈추고, 국민의 삶을 돌보라고 말씀하셨다. 야당이 민생의 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우선하겠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민생보다 정쟁에 몰두해 ‘정쟁 국감’·‘맹탕 국감’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더불어민주당 또한 “길었던 코로나 팬데믹의 터널을 벗어나려니 경제 위기의 퍼펙트스톰이 몰아닥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되새겨 국민을 이롭게 하는 국정 운영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민생을 강조했다. 

여야가 국감에 앞서 ‘민생’을 강조한 메시지를 전한만큼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는 ‘민생 국감’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그러나 정작 여야는 국감이 시작되자 민생을 뒤로하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 직전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정치보복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윤 대통령의 사과와 감사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또 국정감사가 시작된 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실책을 부각하고 국정 무능, 사정당국을 이용한 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 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도 민생보단 야당 탓하기, 전 정권 때리기에 치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줄곧 제기됐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물론, 문재인 정권시절 추진됐던 신재생 에너지정책, 이스타 항공 채용비리 문제 등 부정의혹으로 맞받아쳐 여야 갈등이 극으로 치닫게 됐다. 

   
▲ 10월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여야 공방으로 정회가 되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럼에도 불구 여야는 국감 이튿날에도 민생이 등한시된 것에 성찰 대신 책임 떠넘기기로 정쟁을 위한 논쟁거리를 만들고 있어 정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 여당은 국정감사를 하겠다는 것입니까 못하게 막겠다는 것입니까”며 “국민의힘은 국정감사를 첫날부터 곳곳에서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국감 파행의 원인이 오로지 여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생의 장이 되어야 할 국정감사가 시작부터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다”면서 “다수 의석을 무기로 국정감사마저 정쟁에 이용하며 의회 폭거를 휘두르고 있는 것은 민생을 외면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해 소모성 논쟁만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각자 국민의 질책을 받을 리스크를 품고 있는 만큼 시선을 돌리기 위해 정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여야 모두가 말로만 민생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당은 실정을 덮어야 하고 야당은 사법 리스크를 축소해야 하다 보니 국감장이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야가 서로 숨겨야 할 것이 많아 국감 기간 동안 정쟁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또 사실상 양당제에서 정쟁은 지지층 결집 효과를 나타내 여야 관계가 적대적 공생으로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