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일색 황우여 비대위, 혁신 의지 부족 혹평 직면
“친윤 당대표 안돼”…총선 패배에 비주류·비윤계 주목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4·10총선 참패로 흔들렸던 보수 재건을 위해 노를 젓고 있다. 하지만 비대위에 ‘친윤’의 색채를 빼지 못했다는 혹평에 부딪히며 시작부터 기대감을 반감하는 중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당권만큼은 비윤계가 차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우여 비대위는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하고,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이들은 전당대회 관리와 당 혁신을 추구하는 통합형 비대위를 목표한다.

그러나 비대위원이 친윤계로 꾸려진 탓에 정치권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총선 패배 책임에도 비대위원에 친윤계가 대거 자리 잡아 혁신에 대한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2024.4.1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실제 당연직 비대위원인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친윤’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경제부총리와 기획재정부장관을 역임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검사 출신이자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네거티브검증단장 등을 맡았다.

더불어 지명직 비대위원인 엄태영, 유상범, 전주혜 의원도 친윤 인사로 분류된다. 비대위원 중 비윤계는 김용태 당선인이 유일하다. 혁신보다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당대표만큼은 비윤계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윤계가 당권까지 확보할 경우 쇄신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에서 정치적 억압을 당한 것으로 여겨지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당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 후 윤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서, 비윤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 영향이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15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당에 놓여 있는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넘어가려면 결국은 당내외 높은 지지도가 하나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라며 “(한 전 비대위원장은) 패배 의식이 짙고 무기력하게 빠져 있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면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을 예측했다.

친윤계는 당권 주자로 비주류 또는 비윤계가 부상하자 견제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들은 유력 당권 주자로 떠오른 한 전 비대위원장 압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총선백서에 ‘총선 패배 책임자 리스트’ 작성을 언급하거나, 7월 전당대회 개최론을 부채질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차기 당대표에 친윤계가 당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친윤계에서 당권주자로 주목받는 인물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단 한 명에 불과해 비윤계와 견줄 마땅한 인물이 없는 탓이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현재 한 전 비대위원장을 주저앉히려는 모습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보면 친윤계에서 당권을 쉽게 포기하려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그러면 나올 사람이 있느냐인데 친윤 색채로는 국민의힘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 수 없다”면서 친윤계가 당권을 잡을 경우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에 한계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이번 4·10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했다 낙선한 국민의힘 관계자도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누가 대표가 돼야 한다 말할 수는 없지만 친윤은 안 된다”면서 “대통령실에도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당선 돼야 혁신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면서 새 당대표에 비윤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