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생산 거점 마련에 주력
운송비 절감 등 경쟁력 확보 차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탈탄소에 따른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수요가 급증 중인 유럽 시장에서 국내 전선 기업들이 전초기지 확보에 힘쓰고 있다. 현지 공장 건설을 통해 시장을 선제적으로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LS전선 동해사업장 전경./사진=LS전선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최근 자회사 LS에코에너지를 통해 영국 내 해저케이블 사업 부지 확보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며, 확정 결과에 따라 공장을 우선적으로 건설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공장 건설 부분은 협상 단계로, 아직까지 결정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LS전선은 향후 유럽 내 초고압 해저케이블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점치고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세계 풍력단지 75%가 유럽 내 있을뿐더러, 풍력발전 체제를 발 빠르게 도입한 유럽 국가 특성상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도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탠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 거점 확보는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며 "기술 수준이 비슷하다면 현지 생산을 통한 운송비 절감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 등의 운송비는 막대한 부피와 크기로 제품 가격의 1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뿐만 아니라 자국 생산 제품에 대한 세제혜택 등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어 현지 공장 건설 확보는 해외 사업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LS전선은 올해 6월 유럽에 조성되는 세계 첫 인공 에너지섬에 2800억 원 규모의 해저케이블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수주 성과를 올렸다. 지난 2022년에는 영국 북해 뱅가드 풍력단지에 4000억원 규모 초고압직류송전(HVDC)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전선업체가 유럽에서 따낸 역대 최대 규모 공급계약이다.

대한전선도 유럽 내 생산 거점 마련을 위해 현지 업체 인수합병(M&A) 또는 공장 매입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영국 인프라 그룹 발포어 비티와 체결한 지중 송배전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영국 내 2억2000만 파운드 규모 송배전망 프로젝트 입찰에 공동 참여하게 된다. 또 2100만 파운드 규모의 400㎸(킬로볼트)급 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를 따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이어 유럽도 노후 전력망 교체 및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현지화 전략과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속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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