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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아직도 규제에 아프다⑥]누구를 위한 동반성장입니까?

2015-11-18 11:04 | 정단비 기자 | 2234jung@mediapen.com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진 제4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해도 해도 끊이 없는 것이 규제개혁"이라며 대대적인 규제혁파의 의지를 표명했다.박근혜 정부 출범과 더불어 '손톱 및 가시'를 없애라고 지시한 후 불합리한 규제가 하나 둘씩 사라졌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적거리는 가운데 여전히 우리 경제는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지금 어떠한가? 저성장 압력이 짓누르는 한국경제는 성장절벽에 막혔고 세계적인 생산성 증가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던 수출은 부진의 늪에 빠지고 있다. 기업들은 신성장동력을 찾아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는데 정부의 규제혁파 외침과 달리 현장에서의 체감은 차디 차다. 1만5000개에 이르는 규제 중 연간 500개 정도만 줄어든다니 규제개혁의 지지부진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규제개혁 못지않는 이행없이 규제개혁 로드맵은 용두사미가 돼버릴 수 밖에 없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규제개혁 숫자놀음 이젠 그만하시지요
②잠자는 관광진흥법 "끓는다, 끓어"
③스마트폰이 웁니다 "단통법, 이게 최선입니까?"
④철강업계 ‘비산먼지’ 규제개혁 그 후
⑤골목상권도 대형마트 의무휴업 반대하네요?
⑥누구를 위한 동반성장입니까?
⑦복지부동 규제, 꽃 못 피우는 선진 차기술
⑧늑장대책이 나은 창조경제, 튜닝산업 활성화 발목
순기능은 외면...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최근 외식업계에서는 식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고객들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한식뷔페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정부의 규제와 대기업 진출에 대한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발목이 잡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10년 말 대중소기업간 사회적 갈등문제를 발굴, 논의해 민간부문의 합의를 도출하고 동반성장 문화 조성 확산의 구심체 역할 수행을 하기 위해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를 설립했다.
 
   
▲ 외식업계가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음식점 관련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 규제하면서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미디어펜
 
이에 동반위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중소기업의 경영악화 등을 초래한 경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다양한 역할 분담 기준을 제시하고, 중소기업이 경쟁력 확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2011부터 중소기업 적합 업종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한식, 중식, 일식, 서양식, 분식 및 김밥 전문점 등 음식점업과 관련돼 제동이 걸린 것은 2013년부터다. 동반위는 음식점업과 관련해 대기업의 신규 진입자제 등 사업축소와 확장자제·진입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이 외식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광역시는 교통시설 출구로부터 반경 100m이내·그외 지역은 교통시설 출구로부터 반경 200m이내 지역에서 출점 가능, 연면적 2이상의 복합다중시설 출점 가능 등 까다로운 조건들이 생겨났다.
 
이는 외식업계에 적잖은 타격을 줬다. 실제 중소기업적합 업종으로 지정되고 2013CJ푸드빌은 영업손실 124억원, 아모제푸드는 영업손실 11억원 등 외식업체들은 적자전환하거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장기불황의 영향도 있었지만 동반위 규제의 영향도 상당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다소 침체됐던 외식업계의 분위기를 한식뷔페가 반전시키는 듯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식뷔페는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을 필두로 이랜드 '자연별곡', 신세계 '올반' 등이 등장했다. 기존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콘셉트의 한식뷔페는 기본 대기시간이 20~30여분이 소요되고 출점을 요구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등 많은 소비자들에 선택을 받았다.
 
그럼에도 동반위 중소기업적합업종 규제로 인해 출점은 쉽지 않은데다가 대기업의 진출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지난 8월에는 대기업 한식뷔페를 제한하기 위한 상생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롯데그룹의 경우 국내 한식뷔페 진출을 고려 중이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추궁으로 결국 "국내 한식 뷔페 진출 계획은 없다"며 손을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식뷔페는 고급 한정식집이거나 저렴한 한식집 등 가격대가 양극화되어 있던 한식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에 뷔페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형성해냈다. 더불어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식재료를 공급받는 등 상생협력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으며 고용 창출 등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등과 상생하며 운영해야한다는데는 동의한다""다만 대기업의 진출에 대한 순기능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은 외면하려 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업의 진출로 인해 생기는 순기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동반위의 규제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기업의 빈자리를 중소기업이나 골목상권이 아닌 해당 규제에서 제외된 외국계가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진국 배재대 중소기업컨설팅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대기업, 중소기업 등 이념적인 것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좀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주는 곳으로 가게 되어 있어 인위적으로 규제한다고 해결될 부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쟁을 통해야지만 그 시장이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데 중소기업적합업종 규제처럼 진입을 막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 일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도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무조건 대기업의 진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취약점에 대한 충분한 지원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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