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우리은행 지분 30%에 대한 과점주주 매각이 결정된 가운데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우리은행 지분 매각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자본인 포스코와 KT도 재무적 투자자로서 참여가 기대되고 있다. 우리은행 지분 매각의 성공 가능성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는 우리은행 지분 매각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24일 우리은행 지분 51.06% 가운데 30%를 과점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23일까지 투자의향서(LOI)를 접수 받는다.
우리은행 지분 30%에 대한 과점주주 매각이 결정된 가운데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우리은행 지분 매각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 지분 매각의 성공 가능성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
이미 한투는 우리은행의 잠재 인수자로 여러 차례 거론된 바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등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미 2012년 우리금융지주(현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참여를 마지막까지 고심했다가 포기한 전력이 있기도 하다.
한투 측 판단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사업구조를 은행으로 넓혀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증권사가 은행지분을 인수할 경우 투자은행(IB) 업무, 자산관리 업무 등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한투 측이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선택한 우리은행 인수전에는 증권사까지 뛰어드는 모양새가 됐다. 지금까지는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보험사들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발판으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사업, 동남아시장 진출 등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한화생명은 우리은행과 K뱅크 컨소시엄 동료이기도 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 관계를 유지할 유인이 존재한다.
교보생명은 2014년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포기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자본 뿐 아니라 산업자본 중에서도 우리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곳으로는 포스코와 KT가 있다. 이들은 금산분리법에 의거해 최대 4%의 지분밖에 소유할 수 없지만 두 기업의 상징성이 워낙 큰 만큼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기만 해도 우리은행 인수전의 '흥행'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경우 계열사인 포스코ICT가 우리은행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어 '한 배'를 탄 측면이 있다. 10년 전인 2006년 포스코가 적대적 M&A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은행이 지분 1%를 매입하며 '백기사' 역할을 자처했던 것도 포스코로서는 지원사격의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의 경우에도 지난 2011년 우리은행이 보유했던 BC카드 지분 20%를 KT 측에 매각한 역사가 있다. 이때 KT는 금융사업의 기반을 마련해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키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보험사와 증권사, 대기업까지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우리은행 인수전에는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전망이 밝아짐에 따라 지난 12일 우리은행 주가는 52주 최고가인 1만 1500원으로 마감됐다. 13일 오후 2시 40분 현재도 1만 1300원으로 높은 수준의 주가를 유지 중이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