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전희경(초선·비례대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야3당'의 MBC·삼성전자·이랜드파크 청문회 안건 표결 강행처리 사태의 문제점을 더민주 소속 홍영표(3선·인천 부평을) 환노위원장 면전에서 조목조목 비판했다.
전희경 의원은 이날 오후 이같은 상황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참 뻔뻔하다. 마주앉아있는 게 모욕"이라며 "환노위 날치기는 언론탄압, 기업 길들이기 결정판"이라고 강도 높게 홍영표 위원장을 성토했다.
이어 "권력의 냄새만 맡아도 이 지경인데, 하물며…"라고 적었다. 집권을 자신하고 있는 야권의 '다수의 횡포'가 더욱 심해질 게 자명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 의원 역시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으로, 야권의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촉구 결의안 및 발행 금지법안 표결 강행에 희생된 당사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15일 오전 국회 본청 환경노동위원장실 앞에 다수 집결해 3개 청문회 안건 '날치기 처리'를 용인한 홍영표 위원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사진=연합뉴스
앞서 한국당은 소속 의원들이 전날(15일) 국회 환노위원장실을 대거 항의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윤상직·신보라·정태옥·전희경·조훈현·엄용수·장석춘·이만희·김종석·최교일 의원 등 초선 10여명이 홍영표 위원장을 거듭 찾아가 지난 13일 야3당이 단독 처리한 3개 청문회 안건 무효화와 사과 및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야당독재 폭주정치 OUT', '환노위 날치기 원흉 홍영표는 사퇴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위원장실 앞에서 약 30여분간 농성을 벌였다.
출근하던 홍 위원장은 이 모습을 본 뒤 면담을 제안했으나 양측은 이내 설전을 벌였다. 홍 위원장이 "날치기 처리가 아니다. 날치기는 18대 (국회) 때 자유당이"라고 강변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한국당이다"라고 맞받으며 고성이 오갔다.
홍 위원장이 거듭 "자유당이다. 무슨 한국당이냐"고 빈정대자 한국당 의원들은 "당신 3선이지 않나. 경청해야지", "내가 당신 이름을 '동표'라고 부르면 되겠나, 진짜 상식 없네", "(여야) 간사 합의 없이 느닷없이 법안 처리를 해놓고 자극적인 언행을 쏟아낸다"고 성토했다.
홍 위원장은 "지금 싸움을 원하는 거냐. 나한테 반말하는 거냐"며 "이럴거면 계속 (복도에서) 농성을 하라"고 고압적 태도를 보였다.
전 의원은 이에 "여긴 다른 데도 아니고 환노위다. 환노위의 주력 어젠다 중 하나는 노동자들의 권익보호, 약자와 소수자 보호 아니냐"며 "그런데 그 위원회에서 국회 내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이런 문제가 벌어졌고, 그것에 항의하러 방문한 의원들을 위원장이 대하는 태도에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안건 처리에) 절차상 문제가 없으니 나가서 농성하세요' 하는 게 위원장과 더민주에서 입만 열면 '기득권세력, 힘 가진 세력들이 보이는 행태'라고 비판하던 바로 그거라는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초선 의원 10여명이 15일 오전 국회 본청 환경노동위원장실을 찾아 3개 청문회 안건 '날치기 처리'를 용인한 홍영표 위원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다가 위원장실 안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전희경 의원(맨 오른쪽)은 홍 위원장(맨 왼쪽)과 마주앉아 날치기 처리 사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홍 위원장이 '날치기 원흉'이라는 피켓 문구를 문제삼자, "이 정도는 견디시라. 지금 위원장이란 자리라면 이 정도는 견디셔야 한다"고 '훈계'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법안 내용도, 위원장이 MBC청문회를 '뿌리깊은 노사간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타당성 있게 들리지 않는다"며 "어떻게 포장을 하든 MBC가 특정 시점부터 더민주의 논조에서 이탈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정치보복으로 비칠 확률이 매우 높다"고 꼬집었다.
또한 "한국GM대우 노조(청문회 제외), 삼성, 이랜드파크 등 청문회도 마찬가지"라며 "개별기업에서 발생하는 노사문제는 앞으로 다 국회에 끌어들여 청문회를 하고 국정조사를 할 것이냐. 이미 사법부 판단을 받은 것도 있고 앞으로 받아야 할 내용도 있는데 청문회에서 정치적 의제로 만들어버리겠다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가장 첨예한 문제, 언론에 대한 정치 탄압으로 비쳐질 수 있는 문제, 개별기업에 대한 문제를 국회로 끌어들이는 것을 통해 시장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이는 법 한두 개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기둥이 달린 문제"라고 상기시켰다.
전 의원은 "여야 간 엄연히 이견이 존재하면 그걸 더 깊이 논의할 수 있도록 숙의의 장을 마련하는 게 환노위원장으로서 타당한 처신이다. 그런데 그걸 다 무시하신 것 아니냐"고 거듭 질타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