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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정부 금융권 신관치 나서나…제도적 뒷받침에 힘써야

2017-12-05 13:40 | 김명회 부장 | kimmh08@hanmail.net

김명회 경제부장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최근 금융권 인사를 두고 정부가 신관치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거 금융권의 인사를 보면 정치권이나 정부 관계자들을 낙하산식으로 내려보내 관치를 했지만 최근에는 모양새가 사뭇 다르다.

당국에서 인사를 낙하산식으로 내려 보내던 것과 달리 이런 사람은 이래서 안되고 저런 사람은 저래서 안된다는 네거티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결국은 모양새만 다르지 정부가 원하는 사람들을 자리에 앉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이 같은 우려감을 자아내게 하는 것은 지난달 손해보험협회장에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선임되면서 금융권에 ‘올드보이’ 관료의 귀환이라는 말이 생길정도로 전직 관료출신의 낙하산이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차기 은행연합회장에는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와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가 유력 후보로 부상했고, 생명보험협회장에는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과 진영욱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이 거론됐다.

홍 전 부총리는 80대를 앞두고 있고, 김 전 총재와 양 전 행장, 진 전 사장 등 이들 모두 60대 후반이며 관료출신이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 이러면 안된다는 따가운 시선이 형성됐다.

실제로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올드보이의 귄환을 막기 위해 대통령에게 직언도 불사하라”는 요구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그런 분들이 오실 우려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하며 입장을 표명할 정도였다.

그 결과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던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가 은행연합회장에 선임되고, 차기 생보협회장에 신용길 KB생명 사장을 단독후보로 추천됐다.

이광구 행장의 후임으로 차기 우리은행장에도 예금보험공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할 뜻을 시사하면서 외부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역시 최 위원장의 발언 이후 내부 인사인 손태승 글로벌부문장이 내정됐다.

정부당국이 올드보이를 네거티브로 규정하자 예상과 다르게 금융권 인사에 민간출신이 대거 선출된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오른쪽)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장기소액연체자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 원장, 최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그렇지만 최 위원장이 이와는 별도로 지난달 29일 장기소액연체자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최고경영자(CEO)와 가까운 분들로 구성해 연임해 유리하도록 짜 논란이 있고, 협회장도 대기업 출신이 선임된 경우도 많았다”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금융당국이 할 일”이라고 작심발언을 하면서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공교롭게도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연임과 관련해 노조와 구설수에 오르고 있고, 3연임을 추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추론되고 있는 것.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추상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구설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미묘한 시점에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함으로써 인사개입이 아니냐는 금융권의 시선이다.

더군다나 최근 뜨고 있는 ‘부금회(부산출신금융인)’와 관련된 인물들이 속속 금융권 수장으로 오면서 이런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취임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경우도 영남상고를 졸업한 부산출신 금융인이고, 역시 최근 선임된 김지환 BNK금융지주 회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등이 모두 부산출신이다.

금융권 수장에 낙하산으로 사람을 내려보내지는 않지만 이런사람은 안된다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수장에 오를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권 교체와 맞물려 특정 집단이 금융권을 주도하려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정부가 인사에 관여하는 것보다 금융이 우리경제의 혈관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에 우선순위를 둬야하지 않을까 한다.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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