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회사들이 시장 가능성을 믿고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기차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기대할 수 없어 수익구조 개선에 난항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코마롬 배터리 생산공장 조감도/사진=SK이노베이션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20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시작하는 헝가리 코마롬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을 통해 2022년 연간 7.5GWh 규모의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약 13만평의 부지를 확보했으며, 2022년까지 건설 투바지와 운전자본 등으로 총 8402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LG화학 역시 소형전지 신시장 사업비중 확대 및 자동차전지 수주 프로젝트 양산 등을 위해 배터리 분야 등을 중심으로 채용규모를 지난해 대비 50% 늘릴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들 경쟁사와 달리 전기차배터리보다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부문 역량 강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배터리 수익성 개선에 의문이 붙는 이유로는 우선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조금 축소 혹은 폐지가 예고된 것이 꼽힌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했으며, 독일과 노르웨이도 각각 6만유로(약7900만원)과 2톤을 넘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폐지·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보조금 지원 대상은 확대하고 있지만, 대당 지원액은 최대 480만원 가량 인하되고 있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사진=LG화학
홍콩은 지난해 4월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전기차 판매가 사실상 끊긴 바 있으며, 미국도 형평성 및 예산문제로 보조금 폐지를 추진했으나 올해는 존속하기로 했다.
업계는 미국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것 등을 볼때 보조금 폐지 및 축소가 전기차 시장을 축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고객사들이 차량 가격의 절반에 달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시장가격 보다 낮은 단가를 요구, 거래가 이뤄져도 '저가수주'로 인해 매출이 증가해도 영업이익률이 저하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LG화학이 GM 볼트와 셀 1kWh 당 145달러(약 15만원) 가량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당시 시장가격의 절반 수준이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생산계획을 지난해 650만대에서 올해 900만대로 늘릴 예정인 폭스바겐은 이보다 낮은 100유로(약 13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발트·니켈·리튬 등 배터리 원재료 가격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지속적인 원가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니켈과 콩고 정세불안 등의 여파로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코발트는 전년 대비 각각 67.5%·66.4% 급등했으며, 리튬 역시 이들 광물만큼은 아니지만 16.6% 가량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호주·중국·칠레 등 광산업체들과 원재료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급선을 확보하고 있으며, 해외 외화 교환사채 발행과 지분매각 및 자회사 상장 등으로 투자금을 마련하는 등 경쟁력도 제고하는 중"이라면서도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가치를 내다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