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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시대⑤-해운·물류]택배업 '한숨' 해운업 '느긋'

2018-06-27 10:36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산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목전에 두고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근로시간의 단축을 통해 여가를 보장 받는 삶과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진행될 전망이지만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앞선 김영란 법과 같이 과도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산업군별 적용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주]

택배기사가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해주고 있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한 주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곧 시행됨에 따라 해운업과 택배업의 표정이 엇갈린다. 해운업계는 대부분 현장직원들이 선원법을 적용받는 만큼 사무직 중심으로 느긋하게 시행에 대비하고 있는 반면 택배업은 근로시간이 곧 수익과 직결되는 택배기사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이번 주 52시간 단축 대상에 육상직(사무직)만 포함된다. 해상직원(선원)의 경우 별도의 선원법을 적용받고 있어 주52시간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컨테이너선사가 아닌 벌크선사의 경우 프로젝트성 업무 등이 몰릴 때마다 새벽 근무도 빈번히 진행되는 만큼 주 52시간 도입 효과를 볼 전망이다. 

한 벌크선사에 근무하는 A씨는 "장기 계약 수송 건이 나오면 입찰을 따내기 위해 부서가 상시 비상 체제로 돌입해 새벽근무도 해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정부가 최근 계도기간을 두는 등 유예하고 있어 사무직 근무에도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아직 주52시간 도입에 대한 근무방침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큰 틀에서 주52시간을 지키면서 부서별 상황(근무패턴)에 맞춰 시행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고 말했다. 

SM상선은 300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되지 않는 만큼 사무직 직원들이 주52시간 근무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해운업종과 달리 노동집약적인 택배업종은 주52시간제 영향을 워낙 크게 받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이 예상된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아직 (주 52시간 근무방침 관련)명확한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아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상시 초과 근무가 보편화된 택배업계가 주 52시간 기준을 준수할 경우 현장의 반발이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법정 노동시간 단축이 현실화 되면 물류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직군은 택배 운전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택배 운전사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며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아 이번 52시간 단축 근무와는 관련이 없다. 

택배를 배송하는 건당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막상 근무시간을 줄인다면 수익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다. 현재는 개인사업자로 활동하기 때문에 정해진 근무시간이 없지만 만약 주 52시간 근무에 편입돼 수익의 형태가 달라진다면 일부 기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평소에 하루 10시간 동안 100개의 택배를 운반했는데 이를 8시간으로 줄이면 같은 비율만큼 80개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선다. 택배기사들이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장시간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화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주당 근로시간의 단축으로 정규직 기사들의 물량을 비정규직 기사들이 떠맡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반면 본사 사무직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CJ대한통운은 퇴근시간 30분이 지나면 사무용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PC오프제’를 최근 전 계열사에서 단계별로 시행 중이다. 출퇴근 시간을 시간 단위로 선택하는 시차출퇴근제도 병행할 방침이다. 

(주)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또한 이미 주 52시간 이하의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미 근로자들이 출퇴근 시간 '유연근무제'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무하고 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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