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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불량에 불친절한 직원...남산 하얏트에 무슨 일이

2018-07-11 08:53 | 김영진 부장 | yjkim@mediapen.com

서울 남산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사진=그랜드 하얏트 서울 홈페이지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책상 밑 과일 먹은 껍질이 담긴 과일 쓰레기 상자와 침대 아래 나무젓가락, 전화기 옆 수박씨 청소가 되어 있지 않은 방에 투숙했다. 룸 교체를 요청하니 더 낮은 등급의 방으로 교체해 주시네요."

"이 돈(호텔 투숙료)이면 차라리 맛있는 음식 먹고 집에서 자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월급을 얼마를 받으면 직원들 교육이 그 모양인지...정말 5성급 맞나요?"

최근 세계적인 호텔 리뷰 전문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 올라온 서울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하 하얏트)에 대한 고객들의 리뷰 중 일부이다. 트립어드바이저는 세계적인 호텔 및 여행 전문 리뷰 사이트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리뷰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고객들이 직접 올리는 리뷰이다 보니 조작 가능성이 적어 신뢰도가 높다. 호텔업계 역시 이 곳에 올라오는 리뷰들을 매우 민감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리뷰 사이트에 서울 남산에 위치한 하얏트에 대한 평가는 현저히 부정적이다. 

1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여행 리뷰 전문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서 하얏트에 대한 평가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2주전 트립어드바이저에는 하얏트를 투숙한 한 고객이 '객실청소가 되어 있지 않은 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고객은 호텔 체크인 후 배정 받은 룸에 들어갔으나 "책상 밑에 과일 먹은 껍질이 담긴 과일쓰레기 상자"가 있었고 "침대 아래에는 나무젓가락", "전화기 옆에는 수박씨"가 그대로 있었다고 리뷰를 남겼다.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한 이 고객은 호텔 측에 룸 교체를 요청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고객이 예약한 룸보다 더 낮은 등급의 룸으로 교체해 줬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고객 보상 차원에서 더 높은 등급의 룸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객에게 룸 청소 안하고 제공...룸 교체 요구하자 더 낮은 등급 룸으로 제공, 고객 '황당'   

또 4주 전에 올라온 글에도 하얏트에 투숙한 고객은 "절대비추"라며 "이 돈이면 차라리 맛있는 음식을 먹고 집에서 자는 걸 추천한다"라고 비판적인 글을 남겼다. 이 고객이 "직원들 교육이 그 모양인지..."라고 언급한 걸로 봐서 직원들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같은 리뷰에 대해 하얏트의 고객 관리 매니저는 "먼저 시간 내어 방문해 주셨는데, 투숙 중 경험하신 불편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지적하신 부분은 유관팀에게 전달을 하였으며, 고객님께서 가까운 미래에 그랜드 하얏트 서울을 다시 찾으신다면 더욱 편안한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달았다. 이 답변을 '형식적'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이유는 하얏트는 두개의 다른 리뷰에 똑같은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얏트는 고객 리뷰에 답변을 달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이런 탓인지 하얏트의 리뷰 순위는 여타 서울의 5성급 호텔들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서울 로비./사진=그랜드 하얏트 서울 홈페이지


고객 리뷰에 똑 같은 답변만 나열...남산 하얏트 25개 5성급 호텔 중 21위

트립어드바이저에는 하얏트에 대한 리뷰가 2479건이 올라왔다. 이중 '아주좋음'은 48%, '좋음'은 34%, '보통'은 11%, '별로'는 4%, '최악'은 3%로 확인됐다. 부정적인 리뷰인 '별로'와 '최악'이 약 7%를 차지한 것이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비슷한 등급의 서울 신라호텔은 '별로' 1%, '최악'이 1%로 하얏트 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도 별로 2%, 최악 1%로 하얏트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하얏트는 서울에 위치한 5성급 호텔 중 평가 순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트립어드바이저의 기준에 따르면 서울 소재 556개 호텔 중 5성급 호텔은 25개로 집계됐다. 이중 하얏트의 리뷰 평가 순위는 21위에 불과했다. 

포시즌스 호텔이 5성급 호텔 중에서는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그 다음이 코엑스에 위치한 오크우드, 비스타 워커힐, 롯데호텔 월드, 시그니엘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순이었다.

하얏트 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호텔은 반얀트리, 르 메르디앙, 그랜드 힐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에 불과했다.

럭셔리호텔 서울 상륙 남산 하얏트 매력 떨어져...주요 보직 미국 본사서 파견 한국 직원들 승진 및 서비스 질 유지 한계

이에 업계 관계자는 "남산 하얏트는 미국 하얏트에서 직접 운영하는 호텔이다 보니 한국적인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것으로 보이며 또 남산 하얏트는 노동조합이 매우 강해 호텔이 고객 중심이 아닌 직원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말도 있으며 직원들이 고자세라는 지적은 예전부터 정평이 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산 하얏트는 노조가 있어 직원들의 근속 연수가 매우 길며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은 호텔로 알려져 있다"며 "물이 고이면 썩듯이 남산 하얏트는 단일 호텔이라서 직원들의 승진에 있어 한계가 있고 총지배인 등 주요 보직은 미국 하얏트 본사에서 오다보니 직원들의 서비스 질 유지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 국내에 특급호텔들이 많지 않았을 때 남산 하얏트는 탁월한 위치로 인해 특별한 세일즈를 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호텔이었다"며 "하지만 콘래드, 파크 하얏트, 포시즌스 등 럭셔리 호텔들이 서울에 진출하고 로컬 호텔인 롯데호텔도 시그니엘을 론칭하는 등 기존 5성급 호텔들도 서비스 시설을 꾸준히 개선하는 등의 이유로 남산 하얏트의 시장내 매력이 현저히 저하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하얏트의 마케팅PR팀 김영옥 팀장은 "트립어드바이저에 평가 순위에서 자사 호텔의 평가가 낮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으나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리뷰이기 때문에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향후 서비스 개선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내부적으로는 있겠지만 언론 등 외부에 알릴 이유는 없을 것 같다"며 취재에 비협조적이었다.  

한편 1978년에 문을 연 남산 하얏트는 1974년 한·일 합작투자 회사인 서울 미라마 관광회사가 남산에 호텔을 시공했고 미국 호텔 체인인 하얏트가 위탁 경영을 맡았다. 이후 미라마 관광회사의 일본 지분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매물로 나왔고, 미국 하얏트가 이 호텔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하얏트의 직영 호텔이 됐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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