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원전 6기 사업 종결안을 만들어 놓고 신한울 3·4호기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수원은 앞서 지난 6월15일 정부의 '에너지전환 로드맵'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및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 발표에 따른 정부정책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이사회를 열고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천지 1·2호기 및 대진 1·2호기 사업 종결을 결정했다.
그러나 22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한수원은 신한울 3·4호기 사업 종결안도 등록했으나, 발표에서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 14일 한수원이 공개한 반기보고서에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천지·대진 원전 뿐만 아니라 신한울 3·4호기 백지화에 따른 영업 외 비용 7282억원이 올 2분기에 반영됐다.
한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종결 대비 투입비용 보전을 요청하기로 했으며, 특히 3000억원 규모의 원자로·증기 발생기 등 주기기 계약을 체결한 두산중공업의 손해배상소송을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비하기 위해 1291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결안에 따르면 한수원은 부지 매각을 비롯한 사업별 투입비용 최종 확정시 산업부에 투입비용보전을 요청하고, 산업부는 한수원에 관련 법령개정 계획을 비롯한 비용보전 방안을 통보하게 된다.
이후 한수원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산업부 전추위가 의결하면 사업이 종결된다. 신한울 3·4호기는 예정구역지정해제가 불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은 정부 권고안에 따라 건설 중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권고안에는 회사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조속히 사업을 종결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형 신형 원전 'APR1400' 모형도/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편 경북 울진군에 건설될 예정이었던 신한울 3·4호기는 한국형 신형 원전 'APR1400'이 적용됐으며, 2008년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돼 추진된 사업이다.
한수원은 2015년 9월과 2016년 1월에 실시계획과 건설허가를 신청했으며, 지난해 2월 산업부 전기위원회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하면서 부지를 확보했으나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이 확정될 경우 6000억원에 달하는 매몰비용이 발생하며, 공사에 참여한 중소기업 2000여개사의 경영난이 우려된다"며 "울진 지역 경제는 물론 원전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