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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석탄화력발전 없는 '에너지 구절판' 만들 수 있나

2018-09-29 12:26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향후 국가 차원의 총 에너지 투입 효율성 향상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에너지믹스를 최적화, 지속가능한 국가 에너지믹스를 갖추겠다. 우리 삶에 필요한 에너지는 전력 뿐만 아니라 가스·열·수소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성윤모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 취임사를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전력 공급을 위한 전력 믹스의 전환은 원전과 석탄 등 전통에너지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도 오는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끌어올리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정부가 탈원전·탈석탄 정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에너지믹스를 언급하는 것은 모순된 행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들어 고리 1호기가 영구 폐쇄되고 월성 1호기 폐쇄를 4년이나 앞당겼을 뿐만 아니라 신규 원전 건설계획도 속속 폐지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6월 천지 1·2호기와 대진 1·2호기 사업 취소를 발표했으며, 신한울 3·4호기 역시 사업 종결안도 만들고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성 1호기 전경/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두산중공업이 1조8000억원 규모의 삼척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하면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명맥을 이어가게 됐으나, 탈석탄 정책이 폐기되지 않은 가운데 성 장관도 석탄 발전 비중 감소를 언급하면서 이같은 추세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에 찬성하는 측은 에너지원의 경제성 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환경성을 고려한 에너지믹스를 주장하고 있으나, 업계는 오히려 이를 근거로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탈원전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였던 독일·캐나다·일본 등에서 전기료가 폭등했으며, 국내에서도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실적이 급감하면서 전기료 인상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문제로 인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필수적으로 부착해야 하지만,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국내 ESS 설비 6개가 화재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올해 태풍의 영향으로 태양광 패널이 무너져 내리면서 안전성 문제도 불거졌다.

이밖에도 LNG 발전과 태양광 발전은 원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각각 55배·5배 높으며,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위해 산과 숲을 깎는 등 '친환경 발전이 자연을 홰손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3일 경북 청도군 매전면 국도 인근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일부·나무·토사 등이 왕복 2차선 도로에 쏟아져 군 관계자가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원전과 발전 단가가 낮은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고 경제성·안전성·환경성이 충분하지 않은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지속가능한 에너지믹스로 불릴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역대급 폭염으로 전력 수급 우려가 불거진 올 여름 석탄화력·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 거래량이 늘어나는 동안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이행계획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의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 받은 전력거래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전력거래량 중 원자력과 석탄의 비중은 각각 25.4%·43.4%로 집계됐다.

이는 △미세먼지 감축 등을 위해 봄철 가동 중단에 들어갔던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 △원전 예방정비 연기 △원전 재가동 기간 단축 등을 시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LNG와 재생에너지 거래량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LNG 가격 인상을 비롯한 경제성 문제가 발생하면서 거래량이 연중 최저치인 29.1%까지 떨어졌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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