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가 여전히 미국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라는 난관이 있었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소비자들의 선택이 있는 한 보호무역주의로는 타국의 제품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3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상반기 매출 기준 점유율 19.1%를 기록,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전체 생활가전 기준으로도 19.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LG전자 역시 상반기 세탁기 점유율 17.2%를 차지하며 2위를 기록했다. 생활가전 시장 역시 16.7%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활약은 미국 던진 ‘관세 폭탄’이라는 위기 이후의 결과여서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에 ‘세이프가드’ 관세를 요청했던 월풀의 영업이익은 되레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공장에서 직원들이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세탁기 시장 점유율 16.3%를 차지했던 월풀은 올해 상반기 0.6% 줄어든 15.7%로 3위를 기록했다. 생활가전 시장 점유율은15.4%에서 14.5%로 줄며 GE보다 밑인 4위를 차지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 업체에 심각한 피해 발생 우려가 있다고 판단, 수입국이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가할 수 있는 무역 규제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7일부터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적용했다. 최근에는 세탁기 완제품에 적용한 저율관세할당(TRQ) 120만대를 소진해, 대미 수출국 업체들은 이달부터 50% 관세를 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 조기 물량 확보, 미국 내 세탁기 공장 조기 가동 등의 대응책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2개월가량 앞당겨 세탁기 공장을 가동해 미국 시장에서의 물량을 확보했다. LG전자 역시 내년에 가동 예정이었던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 가동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앞당길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생활가전이 미국 정부의 ‘관세폭탄’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되면서, 보호무역주의로 타국 제품을 배제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앞서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월풀이 만든 세탁기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에 밀린 것은 그들의 세탁기가 경쟁력이 없어졌다는 것”이라며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선택을 받도록 노력해야지 타국의 상품을 배제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