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현대차그룹, 정의선 시대 본격 개막…현대차·모비스 대표이사 선임

2019-03-22 17:15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이사회 회의를 걸쳐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주요계열사 대표이사로서 경영 전면에 나섬에 따라 수익성 개선과 함께 미래차 시장의 리더십 강화를 위한 파격적인 혁신, 책임경영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



특히 친환경차량과 함께 자율주행분야에 더욱 힘이 실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재계는 주주총회에서 방어전에 성공한 현대차그룹이 향후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다시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직후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05~2008년까지 기아차 대표이사(사장)로 재직한 이후 10년만에 다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게됐다. 

지난 15일 기아차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미 현대차·현대모비스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이날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직을 맡게 됨에 따라 향후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현대모비스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악화된 경영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차종 다변화와 상품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에 집중해 왔다.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위한 수소전기차·전기차 분야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현대차가 발표한 중장기 경영전략에서도 이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의지는 고스란히 반영됐다. 현대차는 △사업경쟁력 고도화 △미래 대응력 고도화 △경영 시스템 혁신을 내걸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개선과 상품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엔트리급 SUV와 제네시스 SUV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3세대 플랫폼과 신규 파워트레인 적용을 통해 상품성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친환경차 중장기 전략을 통해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전기차(EV)를 출시하고, 넥쏘로 대변되는 수소전기차 사업을 장기적으로 상용차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수소경제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와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데다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배기 가스 제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수소전기차 전략은 현대차에게 중요하다.

현대차는 '수소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미래차 전략과 시장 다변화 전략이 바탕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시장 공략 전략이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본사의 임직원 복장을 자율화 하고 기존 특을 벗어나는 경영방침을 도임한 것도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경영방침을 엿볼 수 있다. 

기존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선전하는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차량 공유사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 지난해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 기업 '그랩' 2억7500만달러(약 3100억원)를 투자한데 이어 최근에는 인도 자동차 공유업체 '올라'에 3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을 계기로 지난해 보류했던 그룹차원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 계획 검토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을 추진했던 지난해 계획을 시행하기 위해 정 수석부회장이 실탄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오는 28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현대오토에버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 마련에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오토에버의 지분 19.47%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지배구조 개편이 자금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향으로 변경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 23.29%를 갖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그룹 상위로 올리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 지배구조 개편은 급하게 접근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엇이 주총 표대결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큰 만큼 성급한 접근은 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