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8일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75차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항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IATA 연차총회 의장직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1945년 세계 각국의 민간 항공사들이 모여 설립한 국제협력기구인 IATA는 현재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IATA 연차총회는 글로벌 주요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항공산업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현안을 점검하는 항공업계 최대 행사다.
IATA는 지난해 6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올해 6월 1∼3일 서울에서 연차총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주관사로 대한항공을 선정했다. 서울에서 IATA 총회가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행사에는 전 세계 항공관계자 1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올해 창립 50주년과 IATA 가입 30주년을 맞아 총회를 유치하고 주관사 자격을 얻기 위해 맣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조 회장이 별세하면서 IATA 총회 의장 자리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상실한 뒤에도 의장직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조 회장을 대신해 IATA 총회 의장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의 ‘3세 경영’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조 사장이 전면에 나서 국제 항공무대에 이름을 알리며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당장 IATA 총회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장님 별세가 막 발표됐다) 지금은 IATA 연차총회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라며 “앞으로 관련 사항에 대한 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과 대한항공은 그동안 IATA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1989년 1월 IATA 가입 후 분야별 6개 위원회 중 4개 위원회 핵심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역할을 해왔다.
조 회장은 IATA 최고 정책심의·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이자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으로 활동하며 국제 항공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SPC는 31명의 집행위원회 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으로 이뤄진 기구다. IATA의 전략 및 정책 방향, 예산, 회원사 자격 등 굵직한 결정을 주관한다. 올해 대한항공이 IATA 총회를 유치하는 데도 조 회장의 IATA 내 영향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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