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디젤차 중심의 독일브랜드와 친환경차 중심의 일본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 같은 모습은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독일브랜드의 판매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더욱이 강화된 인증규제와 함께 물량 부족 현상이 겹치며 친환경차 중심의 일본브랜드에 득이 되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5월 국내 수입차 중 독일차 점유율은 53.0%로 전년 동월(62.9%) 대비 9.9%포인트 하락했다. 그에 반해 일본차 점유율은 22.6%로 전년 동월 점유율 15.7%에서 6.9%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5월 디젤차 점유율은 30.8%로 작년 동월(50.1%) 대비 무려 19.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의 점유율은 16.9%를 차지해 전년 동월(8.9%) 대비 8%포인트 상승했다.
독일차 점유율 하락은 BMW, 폭스바겐 등 대표 인기 브랜드의 판매 감소 때문이다. 특히 BMW는 1~5월 누계 신규등록대수가 1만4674대로 전년 동기(3만372대) 대비 무려 51.7% 줄었고 점유율도 9.68%포인트 하락했다.
폭스바겐 판매 감소도 눈에 띈다. 1~5월 누계 신규등록대수는 1147대로 전년 동기(3429대) 대비 66.6%가 감소했다. 점유율 역시 1.66%포인트 하락했다.
독일차 인기 브랜드인 BMW·폭스바겐 동반 부진의 공통적인 이유는 물량 부족과 인증지연으로 인해 판매할 차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BMW의 경우 지난 4월 야심 차게 출시한 신형 3시리즈가 이전보다 상당히 오른 가격 탓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고 있으며, 베스트셀링 모델인 5시리즈의 경우 물량이 부족해 대기하는 고객이 적체된 상태다.
폭스바겐의 경우 주력 차종인 티구안, 티구안 올스페이스 등 주요 차종들이 환경부 재인증을 받지 못하면서 판매가 불능한 상황이다. 최근 인증받은 아테온이 현재 유일하게 판매 중인데, 그마저도 물량이 부족해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차가 주춤한 사이 일본 브랜드의 약진이 눈에 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운 혼다와 렉서스가 점유율 크게 올리며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혼다의 경우 올해 1~5월 누계 신규등록대수 4883대로 전년 동기(2392대) 대비 무려 104.1% 판매량이 급증했다.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2배 이상 판매됐고 그중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이 1590대 팔리며 혼다의 인기를 이끌었다.
렉서스의 경우에도 올해 1~5월 누계 신규등록대수 7070대로 전년 동기(5327대) 대비 32.7% 판매량이 증가했다. 렉서스 또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ES300h가 올해 총 4243대 팔리며 인기를 주도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독일차·디젤차의 약세가 눈에 띈다"며 "물량 부족, 인증 지연 등으로 앞으로 상당 기간 독일차의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BMW 화재로 인해 소비자들의 디젤 차량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의 점유율 상승과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