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사진=에쓰오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에쓰오일이 정유사에서 종합에너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에쓰오일은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 무하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칼리드 압둘아지즈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아민 H. 나세르 아람코 사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 준공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는 아람코가 에쓰오일의 단독 대주주가 된 이후 첫 번째 이뤄진 국내 대규모 투자로, 5조원 가량이 투입됐다.
RUC는 저부가가치 잔사유를 재처리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을 뽑아내는 설비로, 완공 이후 에쓰오일의 고도화 비율은 22.1%에서 국내 최고 수준인 33.8%로 증가하게 된다. ODC는 잔사유 분해시설(HS-FCC·일일 7만6000배럴)에서 나온 프로필렌을 산화프로필렌과 폴리프로필렌(PP)를 만든다.
복합석유화학시설에는 아람코에서 개발한 기술이 적용됐으며,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인 PP(연간 40만5000톤)와 산화프로필렌(연간 30만톤)을 생산한다.
새 공장의 총 면적은 48만5000㎡(축구장 68배)이며, 배관 길이는 2100km에 달한다. 사용된 철골은 11만톤으로, 에펠탑 11개를 만들 수 있다. 전기 통신선은 약 8200km가 쓰였다. 이는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사우디 수도 리야드까지의 거리보다 300km 긴 것이다.
에쓰오일 산화 프로필렌(PP) 공정/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벙커C유, 아스팔트 등 원유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중질유 제품 비중을 12%에서 4%대로 대폭 낮췄으며,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비중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유 황 함유량 규제 강화 등으로 저유황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잔사유 탈황시설을 가동, 고유황 중질유 비중을 70% 이상 줄였다고 부연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HS-FCC는 최첨단 공정 기술을 적용해 프로필렌 수율을 25%로 높였고, 원유보다 값싼 고유황 잔사유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원가 경쟁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화학 비중이 지난해 8%에서 13%로 확대돼 핵심사업 분야에서 사업다각화를 실현했으며, 올레핀 제품이 종전보다 4배 이상 늘어 37%를 차지하게 됐다"면서 "파라자일렌(PX·46%), 벤젠(17%)과 함께 석화 사업에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쓰오일은 지난 25일 아람코와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는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하는 SC&D 프로젝트 추진 및 아람코가 개발한 TC2C 기술 도입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TC2C는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바꾸는 기술이다.
SC&D 프로젝트는 납사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톤 가량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PE)·PP를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으로 구성된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