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10(가칭)에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간다. 삼성 간판 제품에 LG의 핵심부품의 사용되면서 향후 두 그룹의 협력관계 확대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공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10의 배터리 1차 공급사로 LG화학이 선정됐다. 갤럭시 노트10 초도 물량에는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갈 예정이다.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운영 중인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방문객들이 '갤럭시 노트9'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배터리 사업을 주력으로 삼는 계열사를 두고도 LG화학을 메인 공급사로 선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10용 폴리머 배터리 검증 과정에서 제조사들의 성능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LG화학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베일을 벗는 갤럭시 노트10은 2~3가지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10과 노트10 플러스, 노트10 프로 등이 시장에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통신형태와 모델에 따라 배터리 용량도 3400밀리암페어시(mAh), 4180mAh, 4500mAh로 구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성능과 품질이 비슷하면 계열사 부품을 우선 선택해 왔다. 그러나 갤럭시 노트10에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가면서 이 같은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 품질과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선택지를 고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간판 제품에 LG 계열사 부품이 탑재되는 것도 사실상 처음이다. 과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액정표시장치(LCD)를 공급받았으나, 이는 중급형 제품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력 모델인 QLED TV 등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제조한 패널이 탑재됐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삼성과 LG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상대를 배제하던 과거와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번 배터리 공급 계약 건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을 담당하는 고동진 사장과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을 넘어 총수의 재가가 필요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의 최종 결단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과 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정부 주관 행사는 물론, 이달 초 이 회장이 주도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저녁 자리에도 구 회장이 참석하는 등 두 총수는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두 그룹의 협력관계 구축은 최근 불거진 일본의 경제 보복 등 시장 불확실성에 대처할 있는 안정 장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삼성과 LG가 협력하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유리하다”며 “부품, 소재 등 국산화하기 어려운 것들은 협력을 하는 게 맞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도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화학은 갤럭시 노트10 배터리와 관련해 출시 전 제품과 사양, 고객사 관련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