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MBC가 처한 상황에 대해 느끼는 저자의 안타까움과 애정이 절절히 묻어나는 책이다. 나 역시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하지 못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오늘의 MBC를 보면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 이 책이 MBC가 사랑받는 방송의 자리로 돌아오는 데 하나의 디딤돌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엄기영 전 MBC 사장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의 자유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한때 국민에게 가장 사랑과 신뢰를 받던 MBC가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노조의 진영논리가 공영방송이 지켜야 할 본분을 허문 탓이다. 오랜 현장경험을 가진 저자가 진단하는 공영방송의 위기와 타개책은 MBC가 다시 사랑받는 공영방송으로 바로 서는 데 방향타가 될 것이다. -신원식 예비역 육군 중장,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저자는 나와 MBC의 86사번 입사동기이다. 일찍 방송사를 옮긴 나와 달리 그는 31년 간 MBC를 지켰다. 따라서 이 책은 MBC 전 역사의 절반을 지킨 저자가 쓴 사초(史草)라고 할 수 있다. 그는 MBC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냉정한 눈으로 기록했다. 생각의 차이를 떠나, 이 책은 우리 시대 소중한 밀알로 남을 것이다. -김병욱 '하이킥 시리즈' PD
문재인 정부의 '적폐와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언론 현장을 떠난 사람은 한 둘이 아니다. 문 정부 출범과 함께 부역자로 몰려 상상을 초월한 전방위적 퇴진 압력에 옷을 벗은 언론인들. '적폐'라는 단어 하나로 주홍글씨를 가슴에 담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숨겨지거나 드러나지 않은 생생한 언론탄압에 대한 고발장이자 사초 같은 증언록이 나왔다.
1986년 MBC에 라디오PD로 입사하여 여러 보직을 거쳐 MBC를 떠난 김도진 전 편성제작본부장이 '언론노조의 MBC 장악 기록-적폐몰이, 공영방송을 무너뜨리다'라는 책을 냈다, 생생한 증언록이자 언론노조의 광기어린 적폐몰이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적폐인사로 몰려 전방위적인 퇴진 압력을 받다 2018년 1월 사표를 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노조위원장 출신인 최승호 PD가 MBC 사장이 되고 나서 많은 이들이 언론 적폐로 낙인찍혀 직장에서 쫓겨났다. 당시 MBC 편성제작본부장이었던 저자는 노조가 작성한 부역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이후 전방위적인 퇴진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겪고 목격한 언론노조의 홍위병식 적폐몰이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이렇게 술회한다. "언론노조는 반대 진영에 속한 사람들을 부역자, 적폐라고 비난하면서 조합원들의 분노를 결집해 결속력을 다지고, 우리를 MBC에서 내쫓는 명분으로 삼았다."고. 2016년 12월 15일 탄핵 국면에서 1차 언론 부역자 명단을 발표한 언론노조는 총 3차례에 걸쳐 101명을 언론 부역자로 선정했다. 저자는 2017년 6월 15일 발표한 3차 부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언론노조는 그를 언론 부역자로 선정한 이유를 이렇게 공개했다.
첫째. "2017년 3월 13일 방송 예정이던 'MBC 스페셜' '탄핵'편을 불방시킴. 둘째 2013년 라디오국장 시절 '시선집중'과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등을 무력화시킴. 셋째 2011년 라디오 부장 시절 김미화, 윤도현, 김어준 등을 앞장서서 하차시킴 등의 이유다. 그가 법정투쟁을 택하지 않고 책을 쓴 이유는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한다.
저자는 현재 우리 방송이 친정권적이고 정파적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언론노조의 실체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의 태동기부터 시작된 파업의 역사를 되짚어봄으로써 노영방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조가 세력을 휘두르게 되는 원인과 과정을 상세히 분석했다.경영진의 인사권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막강한 힘을 언론노조에 부여하고 있는 단체협약상의 공정방송 관련 조항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한다.
현 방송상황은 정권에 유리하다 싶으면 키우고, 불리하다 싶으면 줄이거나 빼고, 늑장보도로 일관한다. 특히 탐사보도 프로그램 등을 동원하여 지난 정부를 기득권 세력이자 악, 강자라는 프레임에 넣어 현재 권력을 정당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언론노조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 사용하는 낙인찍기 수법을 현 정권의 반대세력을 향해서도 휘두르는 것이다. 그 결과는 바로 시청자들의 이탈과 그로 인한 광고의 감소, 경영적자의 심화로 나타나고 있다.
저자는 퇴직 이후 최근의 MBC 뉴스 등을 지켜보면서 노조의 활동과 그들이 주도한 파업이 공정방송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MBC가 진영논리를 벗어나 다양한 의견의 공론장이 되고, 사회 통합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미약하지만 이 책이 MBC와 공영방송의 공정성 회복, 나아가 우리나라 언론 전체가 균형을 되찾는 일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전한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