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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대상' 공효진·김남길·김동욱, 이들의 공통점에 실어 보내는 새해 소망

2020-01-01 11:07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연말 지상파 TV 3사의 2019년 연기대상 시상식이 성대하게(?) 치러졌다. 

MBC가 가장 먼저 지난달 30일 연기대상 잔치를 벌였고, 한 해 마지막날인 31일에는 KBS와 SBS 연기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다양한 분야에서 시상이 이뤄졌지만 역시 가장 관심을 모은 수상자는 '대상'이다. 한 해 동안 그 방송사에서 방영된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 최고의 배우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상이기 때문이다.

MBC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의 김동욱, SBS는 '열혈사제'의 김남길, KBS는 '동백꽃 필 무렵'의 공효진이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모두 받을 만한 배우가 대상을 받았다. 드라마의 인기도 그렇고 연기력도 그렇고 이들 세 명의 대상 수상자는 충분히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사진=각 방송사 '연기대상' 중계방송 캡처



한 가지, 대상 수상자가 극중에서 맡았던 역할과 보여준 행동에 주목한다. 묘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김동욱)도, 열혈 김해일 신부(김남길)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동백(공효진)이도 모두 '투사'였다. 이들은 모두 싸웠다. 대상은 온갖 사회 악과 부조리, 소위 악당들, 사람들의 편견 등 저마다 조금 달랐지만 모두 싸워 이기고 극복해야 할 것들이었다.

그럴 만한 위치가 아닌데도 싸웠다는 공통점도 있다. 조장풍은 일개 공무원인 근로감독관일 뿐이었지만 부당 노동행위를 일삼는 가진자와 그 하수인들의 횡포에 온몸으로 맞섰다. 김해일 신부는 가톨릭 사제복을 입었지만 정경 유착으로 대표되는 악의 카르텔과 맞장을 떴다. 동백이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밥과 술을 파는 미혼모지만 사회적 편견에 선한 마음과 가족애로 당당히 맞섰다.

사실 이들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통쾌한 싸움'은 그들의 몫이 아니어야 했다. 

조장풍이 드라마에서 해결한 숱한 경제적 불법, 편법, 비리들은 국가가 제도적으로 해결해줬어야 할 사례들이 대부분이었다. 

김해일 신부가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며 깨부수려 했던 악의 카르텔도 그 악의 카르텔의 일원이었던 검찰·경찰·정치인들이 사적 탐욕을 부리지 않았다면 애초에 생기지도 않았을 사회악이었다. 

동백이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성숙한 문화가 자리잡았다면 굳이 그렇게 고단한 삶을 살지 않았을 것이다. 연쇄살인범 까불이를 끝까지 추적한 이가 지구대 말단 순경 용식(강하늘)이고, 까불이를 한 방에 때려눕힌 이가 동백이었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드라마 시청자들은 특별근로감독과 열혈사제의 종횡무진 활약으로 사회악이 응징되는 것에 통쾌함과 대리만족을 느꼈다. 또 시청자들은 동백의 처지를 동정하고, 용식의 순수한 사랑을 받는 것에 흐뭇해하고, 까불이에게 위협당하는 동백을 함께 응원했다. 그 결과가 김동욱, 김남길, 공효진의 대상 수상이었다.

이들의 대상 수상에 새해 소망을 실어본다. 조장풍이나 김해일 신부가 굳이 팔 걷어붙이고 나서지 않아도 되는 '정의로운 사회'가 조금이라도 이뤄지기를 바란다. 처음에 편견으로 동백을 바라보던 옹산 주민들이 결국 그를 지켜준 것처럼, 주위에 혹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없는지 돌아보며 살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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