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5G 원격제어 기술을 사용해 인천공장에 있는 굴삭기를 직접 작동해보고 있다./사진=두산그룹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기업을 이끄는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다짐을 밝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생산성 향상 등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미 디지털 기술이 경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면서 "전사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 4차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을 적극 확보하자"고 촉구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두산인프라코어의 '무인 자동화 건설현장 종합 관제 시스템'과 두산중공업의 발전소 운영 최적화 솔루션 등 그간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 과제에서 적잖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선진시장과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고 미중 경제전쟁 및 브렉시트 등의 지정학적 불안도 여전한 가운데 인공지능(AI)과 5G의 급속한 확산 같은 새로운 도전이 밀려오고 있다"면서 "이번 CES에서 우리가 제시할 미래 모습을 앞당기는 데 힘을 기울여 나가자"고 주문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특이점'을 언급하면서 주목 받았다. 조 회장은 "AI의 발전으로 특이점의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면서 "모든 분야에 있어서 업의 개념과 게임의 룰을 통째로 바꾸고 있음을 알아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도 "전 세계적 흐름인 디지털 혁신은 뒤쳐질 수 없는 과제로, 현재 실행 중인 관련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모든 임직원이 일상 생활 속에서 디지털을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자"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스마트팩토리(대구공장) 내부/사진=현대중공업지주
석유화학·조선업계 수장들도 이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이미 우리 그룹은 5G·ICT융합·빅데이터를 통한 스마트조선소 및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해왔다"면서도 "앞으로는 더욱 속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만 한다"고 설파했다.
이어 "단순히 물리적 기술과 혁신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룹의 모든 조직·제도·방식도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변화시켜야 한다"며 "스마트중공업시대를 열어갈 신기술의 개발과 이를 뒷받침할 기업문화의 혁신이 핵심가치"라고 지목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현재 대외적인 사업 환경은 모빌리티 진화, 디지털화, 친환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대두되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분야에서는 빅데이터와 AI 등 디지털 요소를 사업의 밸류체인 전반에 적용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또한 "전사적으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비전과 추진 체계를 확립하고, 생산·품질·R&D·마케팅을 비롯한 전 영역에 걸쳐 이를 접목한 혁신과제들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등 전사 효율성 극대화에 DX를 적극 활용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도 3차에서처럼 선두그룹에 올라서길 소망하며, 이를 위해 정부도 디지털경제 전환 등의 과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원료수급과 대외 이슈에 취약하고, 높은 규제 장벽 등의 애로를 겪고 있다"면서 "IT 투자를 통한 디지털 전환은 옵션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