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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수사 급물살…정관계 '윗선 로비' 정조준

2020-05-03 09:00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수천억 원이 증발한 의혹을 받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 과거 라임의 '투자·횡령·유출' 자금이 정치권 어디로 흘러갔을까 관심이 쏠린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규모는 약 1조 6000억원에 피해자는 4000여명에 달한다.

피해 규모와 관련 불법행위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에서, 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제3자뇌물수수·금융위원회설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46)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 외에 정치권 고위직과의 연결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라임 운용자산이 지난 3년 만에 1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커진 배경에는 핵심관계자들이 청와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 줄을 댔을 것이라는 법조계 추측까지 나온다.

2월1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IFC 내의 라임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차로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라임상품을 1조원 이상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피해 투자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이 라임사태 확산을 막아주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는데, 법조계 다수는 '고작 청와대 행정관이 이번 사태에 개입하고 좌지우지할 수 있냐'는 상식적인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라임 사태 수사는 배후 전주(錢主)로 알려진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라임펀드를 설계하고 운용을 주도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5개월간의 도피 끝에 붙잡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는 간단하다. 라임 사태에 청와대 윗선이 개입했는지,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부실 감독이 있었는지, 지난해 10월 펀드환매 중단 사태가 빚어진 전후로 구명활동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에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윗선 개입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중순부터 라임 구명활동과 향군 상조회 인수에 전력을 다했던 '광주 출신 사업가' 김봉현 전 회장의 활동경로를 따져보면 유출자금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검찰은 이미 주요 피의자 대부분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이들 간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체포될 당시 갖고 있던 업무수첩 2권을 압수해 여러 법인간 자금출입 등 횡령 흐름을 밝힐 주요 단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검찰은 부실 감독과 관련해 지난 4월23일 금융위를 찾아 관계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금감원을 비롯해 라임펀드 판매사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미 마쳤다.

다만 검찰은 아직 김 전 행정관과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인 김모 전 수원여객 전무이사와 기업 사냥꾼으로 이름을 떨쳤다가 잠적한 이모 엠엔픽쳐스 대표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종필 전 부사장으로부터 직접 라임자금 3000억원을 투자받아 상당액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모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인터폴 적색수배에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행방이 묘연하다.

이들 라임 핵심 피의자들을 둘러싼 고위 공직자의 비호 여부와 정치권 자금 흐름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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