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가림 기자]올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국가들의 5G 통신망 투자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이들 국가의 5G 통신 장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5G 통신장비 시장 1위를 지키려는 화웨이와 최근 10%대 점유율이 떨어진 삼성전자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인도는 이르면 올해 3분기 현지 이동통신사를 대상으로 5G 주파수 경매를 시작하는 등 연내 5G 상용화에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5G 이동통신 시장의 무선통신용 중계기 수요를 노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통신 시장 인도의 5G 인프라 관련 시장은 1조달러(약 1125조원)에 이르고 인도 인구는 조만간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 향후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삼성전자와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미국 시스코 등을 5G 테스트 파트너로 선정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4G 통신장비를 단독 공급해왔던 현지 통신사업자 릴라이언스 지오에 5G 통신장비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올해는 인도 국영통신기업인 바랏산차르니감의 4G LTE 사업 입찰에 참여하며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도에서 5G 상용화를 위한 수주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삼성과 화웨이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인도 3대 통신사업자인 바티에어텔, 보다폰 아이디어에 5G 테스트 장비를 공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37.8%에서 같은해 4분기 10.4%로 떨어진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표다.
화웨이는 이 시장에서 35.3%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 중이다. 미국이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화웨이는 보안이 취약하다는 취약점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여러 국가에 진출하는 데 성공한 결과다.
화웨이는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등 유럽 내 12개국 사업자와 5G망 계약을 체결한 상태고 이 같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유럽에 5G 장비 제조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65개 통신사업자와 5G망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 3사와 미국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일본 KDDI 등 10개 안팎의 사업자와 5G 망을 계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5G 시장이 LTE와 연동하는 복합 규격을 선택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 LTE 망을 많이 구축하지 못해 격차가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수한 5G·LTE 망설계·최적화 기업 텔레월드 솔루션즈를 앞세워 올해 북미 이동통신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이 5G 이동통신망 장비를 화웨이 대신 삼성전자나 일본 NEC에서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점도 삼성전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화웨이는 전체 장비의 35% 수준을 넘지 않는 선에서 비 핵심장비에 사용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도의 경우 5G가 본격 상용화되려면 연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안정과 신뢰가 중요한 시장인 만큼 인도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의 이동통신사와 협력을 이어가는 데 주력하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