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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도 통장 만든다…금융 '선 넘은' IT 기업들

2020-06-13 13:46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네이버는 연 3% 이자와 최대 3%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 등 IT 공룡들의 금융시장 공습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기술을 통해 금융을 주도한다는 이른바 '테크핀'(기술+금융)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15일 KDB산업은행, 모바일 금융플랫폼 핀크와 손잡고 자유입출금 금융상품인 'T이득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통장에 넣어둔 200만원까지는 2% 금리를 제공하고 초과 예치금에 대해서는 0.5% 금리를 적용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파격적인 금리와 혜택을 강점으로 내세운 다른 거대 IT기업들의 금융권 진출 행보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연 3% 이자(적립금)와 최대 3% 포인트(결제금액)를 받을 수 있는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이 통장은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만든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가입자가 월 10만원 이상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통장 잔액 100만원까지 3% 이자를 지급한다. 

카카오페이는 더 나아가 모바일 통장을 선보였다. 하나은행과 협업한 '하나 카카오페이 통장'으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대면으로 신규 계좌를 만든 뒤 이 통장에 하나은행 계좌를 등록하는 방식이다. 은행 모바일·인터넷뱅킹·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에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줘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IT 기업들이 금융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로는 가입자 확보 효과가 가장 크다. 한번 계좌를 만들면 쉽게 바꾸지 않아 가입자들을 락인(잠금)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오는 15일 KDB산업은행, 모바일 금융플랫폼 핀크와 손잡고 자유입출금 금융상품인 'T이득통장'을 출시한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또 포털과 통신사 등 각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강하다. IT 기업들이 금융, 쇼핑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미 구글, 아마존에서 보여준 바 있다. 

네이버가 다른 은행보다 높은 이자와 포인트 충전 혜택으로 70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감수하면서 통장을 내놓은 이유다. 네이버의 경우 전자상거래플랫폼으로 이용자를 모은 후 금융서비스까지 네이버통장과 네이버페이로 묶겠다는 의도다.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카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는 간편결제와 송금 뿐 아니라 증권·보험으로 영역을 넓히며 금융 이용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인 카톡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게 하려는 목적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자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데이터 3법 통과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활용할 수 있게돼 앞으로 IT 기업들의 금융권 진출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색과 쇼핑, 결제와 같은 활동이 하나로 묶여 자칫 거대 기업 한 두곳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간 규제산업으로 금융 진입이 제한적이어서 편익 입장에서는 좋지 않았다"며 "IT 기업들의 금융 진출은 국민 효율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효익을 해칠 정도의 독점 체제가 아니고 국민 효율이 올라가는 것을 고려하면 IT 기업의 시장 장악 우려는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고 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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