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민 KT SAT 대표. /사진=KT SAT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최근 우주산업은 정부가 주도했던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 기업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했다. KT SAT은 5G 통신 데이터 트래픽에 대응하는 차세대 위성을 띄워 해양, 항공, 글로벌 시장을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KT SAT이 이르면 오는 2024년 무궁화위성 6호의 승계 위성인 '무궁화위성 6A호'을 발사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KT SAT은 금산위성센터에서 'KT SAT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개국 50주년을 맞아 미래 사업방향에 대해 밝히는 자리로 송경민 KT SAT 사장과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 등이 참석했다.
송 사장은 "HTS 등 위성 기술이 발달하며 위성 통신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다"며 "언택트 시대에서 위성 통신의 백업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선박, 항공 등에서도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했을 때 사업의 전환점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KT SAT은 데이터 전송 처리량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 많은 대용량 위성,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등 신기술이 접목된 '무궁화위성 6A호'의 형상과 예상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글로벌 위성 제조사에게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발송했다.
KT SAT은 발사 후에도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커버리지 변경이 가능한 '가변빔'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위성에서 백홀을 제공해 변화하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5G 통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한국형 정밀 GPS 보정 시스템(KASS)'의 보조위성 기능을 할 중계기 탑재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화학연료가 아닌 전기추진체 사용도 검토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사업자 선정을 거친 후 위성 제작을 시작할 계획에 있다.
KT SAT 직원들이 금산위성센터 위성 안테나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SAT 제공
통신 사각지대인 해양과 비행기까지 연결 가능한 위성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KT SAT은 MVSAT(해양 위성통신) 시장에서 연평균 20% 성장하며 국내 상선 시장의 70%(719척) 이상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내년 상반기 선박용 인터넷, 이메일, CCTV, 선박 운항 관리 등을 위성을 이용해 제공하는 '해양 통합 플랫폼'을 출시해 오는 2022년 시장점유율 80%를 이룬다는 목표다. 이 플랫폼이 구축되면 MVSAT과 결합한 모든 솔루션을 하나의 서버에 구축해 고객이 원할 때마다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대한항공과는 IFC서비스(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A350E에는 이미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KT SAT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해외 항공사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KT SAT은 국가 사업에도 50년 누적 기술과 경험을 기여할 예정이다. KT SAT은 ‘한국형 정밀 GPS 위치보정 시스템(KASS)’ 1차 수주에 성공해 현재 1기 위성을 제작하고 있다. 2021년 하반기 발사해 이듬해부터 상용 운영할 계획이다. 군 차량, 항공기, 선박에도 위성을 이용해 작전 기능에 도움을 주는 군 프로젝트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KT SAT의 해외매출은 전체 매출 대비 12%에 그친다. 지난 2017년 발사한 무궁화위성 7호와 5A호를 통해 글로벌 커버리지를 갖게된 만큼 '무궁화위성 6A호'를 발판 삼아 해외매출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몽고·필리핀 위성방송사업자 외에도 유선 통신이 어려운 해외지역 2~3개 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을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1970년 금산위성통신지구국. /사진=KT SAT 제공
이 밖에 KT SAT은 지역 구분 없는 양질의 통신 환경 제공을 위해 위성과 5G의 연동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KT SAT은 지난 15일 KT 융합기술원과 위성 환경 기반의 테스트베드(Test Bed)를 KT SAT 금산위성센터에 구축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산위성센터 테스트베드에서 위성과 5G 단말기를 연동하는 '한-EU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내년 5월 프랑스오픈 테니스 행사에서 위성5G를 통한 영상 송출을 시연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산학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우주개발 능력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의 투자와 정책이 필요하다"며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으로 대기업들이 우주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지원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50년간 위성을 발사하고 관제하며 지상국의 기술을 축적했다면 향후 50년 동안에는 새로운 도전과 혁신으로 글로벌 위성플랫폼 사업자로 적극 도약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