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을 놓고 그 위험성에 대한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은 원자력발전소 가동으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는 수조에서 10년을 냉각해도 방사능을 방출, 1m 거리에서 20초 가량 노출되면 사람이 숨진다는 견해를 표출했다.
또한 최소 10만년 이상 인간의 생활권에서 격리해야 자연상태의 우라늄 수준으로 떨어지고, 미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이 분야 선진국들도 고준위 처리장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999년 9월30일 일본의 고준위 폐기물 재처리업체에서 발생한 사고로 작업자는 83일만에 사망했으며, 신체가 끈적이는 물풀처럼 흘러내렸다"고 우려했다.
특히 2005년 방폐장을 유치하면 2016년까지 고준위 폐기물을 반출한다던 정부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국내 최대 지진 발생 지역인 경주에 고준위 폐기물을 쌓아서는 안 된다며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 모습./사진=월성원전운영본부
반면,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용후핵연료를 10년 냉각하면 한 다발에서 나오는 방사능은 1m 거리에서 약 20시버트(Sv)/h로, 20초가 아니라 20분간 노출돼야 숨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수치의 팩트체크는 무의미하지만, 용광로에서 빨갛게 달궈져 나오는 쇳물 근처에서는 방열복 없이 작업하지 않는 것처럼 사용후핵연료는 방사선 차단이 충분히 가능한 차폐용기와 시설 내에 보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맥스터 입구의 방사선량률은 0.097uSv/h로, 지난 24일 20시 기준 서울 서초구(0.162uSv/h) 보다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 교수는 "사용후핵연료에 있는 방사능 물질은 크게 두 종류로, 하나는 1000년 이상의 반감기를 가졌다"며 "이 물질은 물과 친화력이 낮고 이동성도 떨어져 지하 처분된 저장용기를 뚫고 나와 지하수를 오염시킬 확률은 수천년동안 실질적으로 '0'"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하나는 수십년 이하의 반감기를 지닌 물질이지만 집중해서 관리해야 하지만, 300년 정도 지나면 대체로 소멸된다"면서 "사용후핵연료는 10만년이 아니라 300년간 안전성 보장을 목표로 관리해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에서 발생한 사고는 사용후핵연료 방사선 피폭사고가 아니라 핵물질을 다루는 화학시설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작업자가 절차를 무시한 채 다량의 우라늄 액체를 처리 탱크에 부은 것이 원인으로, 이같은 대량 피폭사고는 사용후핵연료로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측은 "건식저장시설은 다중차폐방식을 통해 방사선 누출을 차단하고 있으며, 일반인의 연간 허용 선량 및 가슴 X-레이 촬영 1회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