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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5곳 중 4곳 "일본 수출규제 1년, 피해 없었다"

2020-07-26 12:15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소재부품산업보다는 여타 산업에 더 큰 영향을 주면서, 한국경제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일본 수출규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대일 수입비중이 통계작성 이래 최초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고 26일 발표했다.

실제로 지난해 분기별 소재부품의 대일 수입비중은 등락을 거듭했으나, 1분기 15.7%에서 4분기 16.0%으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전체 대일 수입비중은 같은 기간 9.8%에서 9.0%으로 하락했다. 규제대상으로 꼽힌 소재부품보다 다른 산업에서 감소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국내 총수입액 5033억4000만달러 중 대일 수입액은 475억8000만달러(9.5%)로, 1965년 이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대한상의는 이와 관련해 민관의 협력을 통해 핵심품목 국산화 및 수입다변화 등 공급안정화 노력을 기울이고, 일본도 규제품목 수출허가 절차를 진행하면서 공급 차질을 겪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일본과의 경제적 연결성이 느슨해지는 과정에서 수출규제가 다른 산업의 수입비중을 줄인 것으로 봤다.

日수출규제 전후 대일 수입비중 추이(단위:%)/자료=대한상공회의소



이처럼 대일의존도가 줄어들면서 국내 기업들도 일본 수출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빗겨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상의와 코트라가 일본과 거래하는 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84%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피해가 없었다고 응답했으며, '피해 있었다'는 비중은 16%에 머물렀다.

피해 내용으로는 △거래시간 증가(57%) △거래규모 축소(32%) △거래단절(9%) 등이 꼽혔지만, 일본 수출규제가 기업 경쟁력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91%가 '큰 영향 없었다'고 답했다.

또한 정부의 일본 수출규제 대응조치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본 비율은 85%에 달했으며, 규제개선과 R&D지원 및 공급망 안정화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응답기업의 절반 가량이 일본과의 협력관계를 최소한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으며, 소부장 대책이 실질적 성과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존 정책도 검검·보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일본 수출규제는 우리 산업계의 약한 고리를 찌른 것인데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며 "지난 1년간을 되돌아볼 때 단기성과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점검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내실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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