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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마이너스카드' 재조명…전문가 "부실 우려 커"

2020-08-25 14:16 | 김하늘 기자 | ais8959@mediapen.com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주춤하며 카드업계의 '마이너스카드'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이너스카드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상품 중 하나로 일정 한도와 기간 내에 대출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고정금리로 대출·상환할 수 있다. 이에 한도 내에서 여러 번 대출을 받더라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지 않아 고객들 사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우리카드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최근 신용카드 보유 고객 중 신용도가 우수한 회원을 대상으로 약정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우카 마이너스론'을 출시했다. 이용 한도 최고 1억원, 금리는 연 4.0~10% 범위 내에서 고객 신용도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도 오는 9월 출시를 목표로 마이너스카드 상품을 준비 중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우량 회원의 대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저금리, 고한도, 플렉서블한 상환방식을 고민했다"며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과 유사한 상품인 마이너스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이너스카드는 2000년대 초반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03년 카드 사태가 발생하며 업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그동안 업계에서 유지돼 오던 마이너스카드 상품은 신한카드가 2008년 출시해 판매 중인 마이너스론이 유일했다. 

해당 상품의 이용 한도는 300만~5000만원으로 금리는 연 8.7~21.9% 수준이다. 개인의 카드이용, 신용상태, 타 금융기관 대출금액 등에 따라 한도와 금리가 설정된다. 기본 약정기간은 12개월로, 신용도에 따라 1년 단위로 최장 3년까지 자동연기가 가능하다. 

최근 마이너스 카드가 다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배경엔 코로나 사태 이후 늘어난 연체율이 있다. 

업계 전문가는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기존 카드론 고객에 비해 우량한 고객을 대상으로 마이너스론 대출 수요를 늘려 수익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구상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대출 연체율은 지난 5월말 1.8%로 지난 1월 1.5%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 단계였던 지난 1월 신용카드대출 연체율은 전달 1.4%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본격 확산 시기였던 2월에는 전달보다 0.5%포인트 상승한 1.8%였다가 3월 1.6%로 다소 주춤한 뒤 4월 1.7%, 5월 1.8%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카드사들은 최고금리 인하 가능성과 건전성 관리를 위해 검증 안된 대출 수요를 줄이고 있다"며 "줄어드는 카드론으로 인한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마이너스론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카드론에 비해 한도가 꽤 큰 수준"이라며 "은행에 비해선 리스크가 큰 고객이기 때문에 부실 우려가 제기될 수 있어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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