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 경제가 점진적 경기회복이냐, 장기 침체냐의 갈림길에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극도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 기미를 보이다가, 3분기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집중호우 및 태풍 피해가 겹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소비와 수출, 투자가 모두 얼어붙으면서 전기대비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1.3%의 역성장을 한 데 이어, 2분기에는 -3.2%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코로나19 1차 방역에서 성과를 보이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내수가 조금 살아나고, 7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 상승하던 와중에, 다시 코로나 2차 확산과 자연재난이 겹쳤다.
5~6월 강하게 반등했던 소매판매 증가율이 7월에는 재난지원금 소진 등으로 전기대비 6% 급감했고, 3~4월 중 실시적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확대로 증가한 설비투자도 7월에는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보고서에서 "향후 경제의 방향성은 코로나19의 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 정부 재정지출의 경기침체 방어 효과, 글로벌 경제 흐름과 수출 경기의 향방 등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 경제는 2분기 경기 저점을 확인하는 국면이며, 3분기 반등세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
보고서는 "향구 경기 방향성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비대칭 U자형 회복'이며, 'V자형 회복'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면서 "언급된 경기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된다면,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운 경로인 'L자형 장기 침체'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또 "비대칭 U자형 회복을 전제할 경우, 코로나19 이전의 경제 상황 수준에 도달하는 시기는 빨라야 2021년 하반기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기 불황 가능성을 차단하고 경제 정상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섣부른 거리두기 완화보다 방역이 최우선시돼야 하고 둘째, 재정지출 구조상 '핀셋 지원' 비중을 높여야 하며 셋째, 투자 활성화를 통한 '괜찮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별 특성에 맞는 접근 전략과 통상 환경 변화 대응전략이 마련돼야 하고, 산업별 특성에 맞는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가계 소비성향 반등이 지연될 전망"이라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4%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안기태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의미 있게 통제되기 전까지는, 가계가 예비적 목적의 저축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비성향의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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