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일부 금융사들에겐 위기가 아닌 기회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드업계에선 KB국민카드가 삼성카드를 밀어내고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저축은행업계에선 페퍼저축은행이 한국투자저축은행을 제치고 자산규모 3위를 기록해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1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개인·법인카드 신용판매 취급액(구매전용카드실적 제외) 기준 올해 1분기 KB국민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7.71%로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3위 자리로 밀려난 삼성카드와는 0.04%포인트 차이다.
KB국민카드의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은 2013년 3분기 처음 삼성카드를 제치고 3위(19.39%)에 올랐으나 2014년 4분기 7개사 중 5위(12.81%)까지 하락했다.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2017년 3분기 현대카드를 역전하고 3위(16.20%)에 올랐다.
국민카드의 점유율은 최근까지 매 분기 상승 곡선을 그리며 올 1분기 17.71%까지 늘면서 다시 삼성카드를 제치고 분사 이래 처음 2위 자리에 올랐다.
카드업계 지각변동의 배경에는 KB국민카드의 법인 영업 강화가 있다. KB카드의 법인 대상 신용판매 취급액은 2017년 11조7000억원에서 2018년 12조4000억원, 지난해 14조2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엔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고객 기반 확대와 사업 다각화의 영향으로 1분기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단계 순위가 떨어진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점유율은 17.67%다.
삼성카드는 2000년대 중후반 25% 수준을 유지하던 점유율은 최근 17%대까지 줄어들었다. 지난 2년 동안은 점유율 18%대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17.67%를 기록해 17%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저축은행업계에선 올해 상반기 빅3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상반기 자산규모 기준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각각 1, 2위 자리를 지켰지만 한국투자저축은행은 페퍼저축은행에 빅3 왕좌를 내준 것이다.
올해 상반기 페퍼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3조7328억원으로 SBI저축은행 10조2112억원, OK저축은행 7조6100억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2017년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자산 규모 순위는 업계 10위권 수준이었으나, 중금리대출 위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매년 대출자산을 40% 넘게 확대했다.
기업자금대출은 2017년 말 7543억원에서 2018년 말 1조502억원, 2019년 말 1조3276억원, 올해 1분기 1조3964억원으로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가계자금대출도 7620억원, 1조1003억원, 1조4875억원, 1조7407억원으로 늘렸다.
페퍼저축은행은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대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스템을 개편해 영업점 방문 없이 주담대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창사 이래 최초로 TV 광고에 나서 기업 인지도 강화와 이미지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