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9일 0시 기준으로 17일째 100명대(110명)에 지역발생은 나흘째 세 자릿수(106명)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2만 2893명에 사망자는 1명 늘어 37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8개월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이 본격 발발하는 늦가을철이 머지 않았다. 정부는 코로나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유행(트윈데믹·Twin-Demic)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와 인플루엔자 중 뭐가 더 위험할까.
1743년 영국에서 첫 의학 용어로 쓰이기 시작한 인플루엔자(Influenza)와 지난해 11월~올해 1월 사이 중국 우한에서 창궐한 코로나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인플루엔자는 매년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들에 의해 일어나고 돌연변이나 유전자 재조합에 의해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출현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는 올해 초 학계에서 확인된 바이러스다.
다만 위험도 비교에서 사망자와 치명률(환자수에 대한 사망자수 비율)을 통해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이 최종단계인 임상 3상 시험에서 잇달아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연내 백신 개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우선 코로나는 19일 기준으로 지난 1월 3일 누계 총 사망자 378명이다. 올해 8개월 반이 되어가는 기간동안 378명이 사망한 것을 역산하면, 연간 사망자는 최대 6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는 집계하기 쉽지 않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및 통계청 사망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질병관리청 표본감시자료 등 곳곳에서 조금씩 다른 가운데 공통된 방법론으로 추정하는 사망자는 국내 연간 2370명이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2018년 12월 발간한 '인플루엔자로 인한 질병부담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진단 후 30일 이내 사망자(2017년 6월~2018년 5월)는 2752명이었고 인플루엔자로 인한 초과 사망자는 1828명(추정치)이었다.
결국 사망자로 국한해서 보면 코로나는 연간 600명, 인플루엔자는 최소 1800명에서 2400명 대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루엔자가 단순 계산으로 3~4배에 달하는 희생자를 낳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한국 사망자 수는 38명(확진자 186명)에 불과했다.
치명률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올해 코로나 치명률은 1.65116%(9월 19일 0시 기준)다.
반면 인플루엔자는 연세대 산학협력단 연구에 따르면, 2013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5년간 평균 0.00054%로 올해 코로나 치명률과 비교하면 3000분의 1에 불과하다.
다른 연구들을 살펴봐도 인플루엔자 치명률은 높게 나와도 0.01%에서 0.1%대에 머무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1월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간 미국에서 최소 970만 명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해 이중 48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치명률은 0.00049%다. 연세대 산학협력단 연구 결과와 유사한 수준이다.
감염병 중 가장 유명한 1918년 당시의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서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1억 명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시 스페인 독감은 감염자 중 2.5%(치명률)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걸리지만 치명률이 극히 낮아 연간 1000~2000명대의 사망자를 낳는 인플루엔자,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지난 8개월간 378명의 희생자를 기록한 코로나.
지난 수년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신종 바이러스 출현을 목격한 것을 감안하면 인류는 바이러스를 정복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예방을 철저히 하고 관련 백신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지적한다.
코로나와 인플루엔자 간의 차이점과 유사점은 명백하다. 앞으로 정부가 동시유행에 대비해 방역 방침을 어떻게 개선하고 대처해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