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공정경제 3법의 입법 방향을 바꾸거나 시기를 늦추기는 어렵다.” 지난 6일 경총회관을 찾아 기업인들은 만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기업규제 3법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경제단체장들이 국회를 찾아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에 대한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다.
6일 경총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기업인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경총 제공
그러나 여당은 기업인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있다. 답정너(답은 이미 정해져 있느니 너는 대답만 해)식 마이웨이다.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이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동안 여당은 국민의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입이 아플 정도로 말해왔다. 하지만 기업인들에게만은 잣대가 다르다.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다른 세상에서 온 종(種)을 대하는 모습이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봐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기업규제 3법은 논의 단계부터 끊임없이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 비용증가, 불필요한 소송 남발 등으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당은 자신들이 정해놓은 방향만이 옳다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있다.
반면 여당의 노동정책은 열린 자세다. ILO 핵심협약 관련 노조법 개정안은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파업시 대체근로 금지, 사용자에 한한 부당노동행위 처벌, 쟁의행위시 직장점거 등의 문제는 강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모습이다.
독불장군식 리더십은 장기적인 발전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 우리는 스포츠에서 이런 경우를 여러 차례 목격했다. 당장의 성적을 위해 감독이 선수들을 혹사시킨 팀은 얼마 가지 못해 대부분 고꾸라진다.
대가는 혹독하다. 회복을 장담하기도 어렵다. 팀을 재건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이도 선수를 보호하고, 유망주를 육성하는 등 미래 지향적 사고를 갖고 있는 지도자가 부임한다는 조건에서다. 실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바닥만 전전하는 팀들도 부지기수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하기가 불가능하다. 기업과 노동자는 운명 공동체다. 한쪽에 부담이 생기면 다른 쪽에도 영향이 전가된다. 기업에 어려움이 생기면 노동자들도 피해를 떠 안아야 한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세계가 난리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2차 유행의 조짐까지 감지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안팎으로 어려움이 크다. 기업만 때려서는 지속 성장 모델은 만들 수 없다. 기업이 없으면 노동자도 자리도 존재할 수 없다. 기업과 노동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접근이 절실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익숙한 속담이 있다. 이미 일이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거대 야당의 막강한 힘으로 소 없는 외양간을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여당은 기업규제법에 대한 문제를 다시 뜯어봐야 한다. 경제계의 절박한 호소가 왜 끊이지 않은지도 돌아봐야 한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