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에 불과했다.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에 휴대전화 요금이 대폭 떨어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도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0.0%)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6∼8월 0%대에서 머무르다 9월 1.0%로 올라섰으나, 지난달 다시 낮아졌다.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특히 집중호우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한 탓에 농축수산물은 13.3% 올랐는데, 채소류가 20.2% 높아지면서 농산물이 18.7% 상승한 영향이 컸다.
특히 양파(70.7%), 파(53.5%), 토마토(49.9%), 사과(49.4%), 고춧가루(21.4%) 등이 상승폭을 끌어올린 반면 상추(-28.6%), 열무(-22.5%), 오이(-13.0%) 등은 떨어졌다.
축산물은 7.5% 올랐고, 수산물은 5.6% 높아졌다.
반대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공업제품은 1.0% 내렸는데, 석유류가 14.0% 급락했고, 가공식품은 1.4%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도 한 해 전보다 4.0% 내렸고, 서비스는 0.8% 떨어지며 지난 1999년 10월(-0.9%)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정부의 통신비 지원과 고교납입금 지원 강화로 공공서비스가 6.6% 낮아졌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료는 21.7% 하락,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96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하락폭이었고, 고교납입금은 74.4% 급락했다.
개인서비스는 1.4% 올랐는데, 외식이 1.0%, 외식외가 1.7% 상승했다.
집세는 1년 전보다 0.5% 높아져, 2018년 8월(0.5%)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세(0.6%)는 지난해 2월(0.6%) 이후 가장 많이 올랐고, 지난 5월 이후 6개월째 상승세였으며, 월세는 0.3% 높아졌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계속되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8.2%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주류·담배(-0.1%), 가정용품·가사서비스(-0.2%), 오락·문화(-0.5%) 등은 가격이 하락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1%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3% 내려, 1999년 9월(-0.4%) 이후 최대 하락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9.9% 상승했는데, 신선과실이 28.9%, 신선채소가 20.3% 각각 올랐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7% 내렸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0.2% 올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신비 2만원 지원으로 휴대전화 요금이 낮아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에 기여했다"며 "경기가 둔화된 영향도 있겠지만, 정책지원 여파에 근원물가 상승률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안 심의관은 "통신비 지원은 일회성이므로, 다음 달에는 통신비로 인한 물가 인하 효과가 사라져, 물가 상승 요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