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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사모펀드 고사위기,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2020-11-10 11:00 | 김명회 부장 | kimmh08@hanmail.net

김명회 경제부장/부국장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올들어 라임에 이어 옵티머스, 디스커버리까지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인해 금융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나 환매중단 사태가 투자의 잘못보다 비리로 인한 것이라는데 충격과 실망을 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모펀드가 투자자와 금융사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은행 등 수탁사로부터 위임을 거부당하면서 신규펀드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판매사들 역시 판매자체를 꺼리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수탁사들의 경우 수탁업무의 수익성은 낮은데 감시의무는 커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부실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이 수탁사들에게 과도한 의무를 요구하고 나선게 원인이다. 자칫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운용사·판매사 등과 연대 책임을 물어야 하는 부담이 지어졌다. 

자산운용사는 펀드 설정시 펀드 자산을 보관해야할 수탁사를 선정해야 한다. 국내에선 시중은행과 한국증권금융이 최종 수탁업무를 맡고 있다. 펀드 수탁사는 펀드자산의 보관과 관리, 환매대금·이익금 지급, 자산의 취득·처분 이행, 운용지시에 대한 감시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수탁수수료는 국내펀드의 경우 설정액의 0.02~0.04%, 해외펀드는 설정액의 0.05~0.07% 수준이다. 자칫잘못하면 연대 책임을 져야 하는 수탁사로선 수수료가 적다고 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수탁기관에 대해 운용사의 위법과 부당행위를 적극적으로 감시하도록 법제화를 추진함에 따라 수탁기관이 운용사 감시의무를 다하기 위해선 조직 및 인력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판매사들도 마찬가지다. 라임과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사태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데다 환매중단된 펀드에 대한 보상을 판매사가 해줘야하는 부담으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실제 금융당국은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판매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대신증권의 전 현직 대표들에 대한 징계작업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는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디스커버리펀드 검사결과를 발표하고 피해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사진=미디어펜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잇따른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투자자체를 꺼리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금융회사에 비해 정보력이 약하고 법적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법법행위로 피해를 입었더라도 개인 투자자가 적절히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판매사와 금융당국을 상대로 규탄집회와 시위하는 것 정도가 수단일 뿐이다.

금융당국도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2015년 사모펀드 규제완화 때 상응하는 감독체계를 만들지 않았다는 원죄가 있다. 금감원은 제대로된 검사·감독 권한이 없어 사모펀드의 비리를 막지 못했고, 금감원은 전·현직 직원들의 일탈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사모펀드 업계가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 마저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의 순기능은 살리고 역기능과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최근 일부에서 금융투자협회가 수탁은행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또한 수탁사의 가중된 업무 부담을 덜어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사모펀드 환매중단시에도 가이드라인 없이 배상을 결정한다면 판매사는 물론 투자자들도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모펀드 배상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투자자 책임의 원칙은 반영되지 않고 금융사고의 책임이 판매사에게 과도하게 전가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펀드 주식 등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기본적으로 자기 책임하에 해야하는데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판매사에 책임을 묻고 배상을 요구한다면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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