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비바리퍼블리카가 2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사진=KDB산업은행 제공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시중은행이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국책은행도 디지털금융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저금리에 따른 수익악화, 영업점포 축소가 은행들의 비대면 금융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최근 코로나19까지 장기화된 만큼 비대면 채널을 본격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산은)과 기업은행(기은)은 국내 최대 테크업체들과 일제히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산은은 핀테크 플랫폼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비바)와 손을 잡았다. 핀테크 편리성을 제공해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편리성을 드높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토스는 누적가입자 18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핀테크 선두업체로, 40개 이상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은은 코로나 여파로 오프라인영업이 위축된 가운데 부족한 비대면서비스를 토스가 보완해줄 거로 기대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이) 점포가 많지 않은데다 비대면채널도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라며 “(산은으로선) 고객을 유치하거나 상품‧서비스를 전달할 때 토스 플랫폼을 활용해야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으로 토스에서도 산은의 상품을 가입할 수 있게 된 만큼 기존 수신고객들의 편의성이 제고될 거라는 후문이다.
향후 산은은 토스와 콜라보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산은은 과거 SK텔레콤과 콜라보로 최고 연 5%의 고금리 적금상품을 개발하며 흥행을 이끌기도 했다.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예‧적금상품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IBK기업은행 본점 사옥 전경/사진=IBK기업은행 제공
기업은행은 네이버 계열사의 IT인프라‧기술을 담당하는 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와 금융혁신을 꾀하기 위해 지난 23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네이버는 기은의 클라우드업무와 기술자문을 맡고 있으며, 기은이 운영 중인 사내프로그램 ‘IBK 퍼스트랩’에 유망한 협력 핀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해주고 있다.
‘IBK 퍼스트랩’은 기은이 협력사를 선발해 업체들의 독자적인 기술로 은행 내부업무를 개선하고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개발하는 일종의 실험실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기로 선발된 17개 업체가 기은과 협업했으며, 향후 모집되는 2기 업체는 네이버와 협업해 기은의 모바일뱅킹을 강화할 계획이다. 협력사 기술은 네이버 전산시스템에 무료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기은은 내부 부서와 네이버, 협력사와 본격적으로 디지털금융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내부 부서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핀테크업체와 세부적으로 매칭해 기은의 핀테크기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가령 안면인식 기술을 갖춘 업체는 본인인증업무를 담당하는 개인고객부, 대출상품을 만드는 업체는 기업고객부 등과 협업하게 된다.
기은 관계자는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어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핀테크업체의 기술을 살려 기업은행이 개선하고 효율화해야 할 점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