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시행일을 일주일 앞두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국내 품목허가를 완료했으며, 화이자 백신은 현재 심사를 거치는 중이다. 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효과성 논란으로 잡음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과 주사기./사진=연합뉴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확보한 백신은 5종류 7600만명 분이다. 코백스 퍼실리티 1000만 명분,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 명분, 화이자 1000만 명분, 모더나 2000만 명분, 얀센 600만명분, 노바백스 2000만명분이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5만명분(150만 회분)이 오는 24~28일 사이 국내에 가장 먼저 공급된다. 이어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화이자백신 5만8500만명분(11만7000회분)과 아스트라제네카백신 19만명분(39만 회분)이 2~3월 중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달 10일 아스트라제네카의 '한국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 백신주'를 품목허가 했다. 단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제출한 임상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65세 미만에만 우선적으로 접종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제출한 임상 자료에서 65세 이상 고령 참여자는 660명(7.4%)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고령층 접종은 추가적인 자료를 확보한 이후 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을 내놨다.
화이자 백신 '코미나티주'에 대해서는 이달 3일 특례수입을 승인했다. 이는 2~3월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도입될 화이자 백신을 우선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는 별개로 공식 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화이자 측은 지난달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미나티주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식약처는 오는 22일 첫 번째 자문인 검증자문단 회의를 열고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 임상적 의의 등을 살필 예정이다. 결과는 다음날 공개된다. 식약처는 다음달 첫째주 내 품목허가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얀센 백신에 대한 사전검토도 진행 중이다. 한국얀센은 지난해 12월 22일 식약처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사전검토를 신청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등 빠른 심사를 위해 품목허가 신청 이전에 심사 가능한 자료부터 검토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국내에 공급되는 노바백스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전량 생산한다. 이 회사는 지난 12일 노바백스와 백신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선 백신 개발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백신 공급 기바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시행 앞두고 잡음 여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생산 시설을 시찰하며 이상균 공장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청와대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요양시설 및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에 가장 먼저 접종할 예정이지만 면역 효과에 대한 불신 등으로 접종을 기피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효과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보다 낮다는 점과 고령층 대상 임상 데이터 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상 3상 시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평균 면역 효과는 70.4%인데 비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95.0%, 모더나 94.1%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예방효과가 최소 50% 이상인 것을 권고한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두 차례 맞아야 하는 백신을 1회차에 절반 용량을, 2회차에 전체 용량을 투약하면 예방률이 90%까지 상승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 결과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스위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승인을 거부했으며, 남아공에선 접종을 전면 보류하고 존슨앤존슨 백신으로 갈아탔다. 또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유럽 주요국가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승인하면서도 고령자에 대해선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놨다.
백신 투약을 먼저 시작한 프랑스에서 두통, 피로감, 오한, 발열, 멀미, 근육통 등 잇따른 부작용 사례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기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보고된 부작용은 임상시험 단계에서 예상한 것과 다를 게 없다"면서 "심각한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내 보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전 연령층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제품이라고 결론냈다. 다만 65세 고령층 접종은 임상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추가 임상자료를 확보해야한다고 판단했다.
정치권 인사도 거들고 나섰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선 대통령이 먼저 맞아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의료계 전문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 효과가 완전히 없다는 게 아니라 임상적 데이터와 통계가 즉 근거가 부족한 것일 뿐"이라며 "보건 당국에서 효과성과 안전성은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고 말했다.
그는"급성 알러지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등이 위험한 것이지 발열감, 두통, 근육통 등 미미한 부작용은 인플루엔자 백신도 마찬가지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반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 이상반응 발생과 관련한 핫라인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를 꼼꼼히 구축해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