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최근 미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일부 진정되고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새로운 위험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여전히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식료품 등 체감물가만 급상승, 금융시장 위험이 심각한 실정이다.
미국이 시장금리 상승세 지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 역시 국내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금리를 따라 올릴 수 밖에 없어, 경기 회복 지연과 금융시장 불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의 인플레 압력은 실제 경기 회복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나, 이런 현상이 아직 우리 국내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1.1%로, 아직 미국의 1.7%보다 많이 뒤진다.
또 물가상승이 공급 측면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식료품이 특히 주도하고 있는데,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월 한국의 식료품 물가상승률은 10.2%에 달해, 미국(3.6%)의 3배 수준에 달한다.
이는 경기 회복에 따른 전반적 물가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런 소비자물가상승률 양상은 식료품이 매우 필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특징 때문에, 경기 회복과 연관된 인플레가 나타나지 않아도 체감하는 물가수준은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생활고'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처럼 코로나19 사태 진정 전망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로 인한 인플레는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실질적으로 구매하는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경기 부진으로 소득이 감소해 실제 구매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라는 것.
더욱이 미국의 경기 회복 전망이 국제 원자재나 원유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의 수입물가를 상승시켜 영향을 주는 경우, 더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미국의 경기 회복과 인플레 압력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반면, 국내 경기 부진으로 우리는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가장 걱정되는 상황이다.
성 교수는 "국내 인플레 발생 여부와 관계 없이, 경기가 부진함에도 국내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거나, 심지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압력이 커진다면, 부동산과 주식을 중심으로 자산가격 하향조정 압력을 만들면서,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