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완성차 업계가 3월 내수판매에서 전반적으로 부진을 보였다.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 한국지엠은 전년 동월 대비 30~50%씩 급감했고, 승승장구하던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제자리걸음을 했다.
국내 완성차 5사는 1일 3월 내수 판매실적을 발표했다. 지난달 완성차 5사는 총 14만971대로 전년 동월 대비 6.7%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 등의 이슈가 있지만 지난해 동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생산차질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판매 자체가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사진=미디어펜
판매 부진이 가장 심각한 곳은 르노삼성이었다. 3월 국내 시장에서 5695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52.6%의 감소를 보였다.
지난해 3월 신차 XM3가 큰 인기를 끌며 1만2000대를 넘겼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당시 5581대에 달했던 XM3 판매는 올 3월 1688대에 그쳤다.
그나마 QM6를 비롯한 주력 차종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효과를 보면서 전월 대비 내수판매는 46.0% 증가하는 등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은 희망적이다.
법정관리 위기에 놓인 쌍용차 역시 큰 폭의 판매 감소를 면치 못했다. 3월 내수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7.2% 감소한 4306대에 머물렀다. 완성차 5사 중 최하위는 물론, 수입차 상위 브랜드에도 뒤처지는 실적이다.
전월과 비교하면 내수는 61.1% 증가한 물량으로, 회사측은 3월부터 협력사들이 부품 공급을 재개함에 따라 2월 14일간의 휴업으로 인해 발생한 국내외 출고 적체 물량을 해소하게 되면서 전월 대비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월 적체 물량을 제외한다고 가정하면 3월 자체 판매는 더 부진하다는 의미로, 상황은 더 암울하다.
한국지엠도 3월 내수판매가 전월 대비 31.4%나 줄었다. 중견 3사 중에서는 그나마 많은 6149대였다.
전월에 비하면 20.6% 증가했다. 경영 정상화의 핵심 모델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2130대의 판매량으로 전월 대비 65.8% 증가한 게 고무적이다.
다만 3월 내수 판매량에는 올해 판매 종료를 앞둔 다마스와 라보 물량 2709대가 포함돼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이들 경상용차는 소상공인들의 막바지 수요에 힘입어 각각 435대, 512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대비 82.0%, 96.2%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단종 이후 이 물량이 빠지면 한국GM의 전체 내수 판매도 급감할 상황이다.
신차 효과로 승승장구하던 현대차와 기아도 3월 내수 판매에서는 제동이 걸렸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7만381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하는 데 그쳤고, 기아는 5만1011대로 지난해 3월 보다 단 3대 늘었다.
현대차의 경우 볼륨 차종인 중형 세단 쏘나타가 계속해서 부진을 보이는 가운데 베스트셀링 모델인 그랜저도 44.5% 감소한 9217대로 판매가 급감했다. 지난해 3월 무려 1만6600대를 판매한 기저효과도 있어 보이지만 경쟁 차종인 기아의 K8 출시가 임박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기아 역시 K8 출시를 앞두고 기존 모델인 K7 판매가 반토막났다. 전년 동월 대비 51.0% 감소한 247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밖에 볼륨 차급에서는 셀토스와 모하비 판매가 줄었다.
수출 및 해외 현지 생산 판매는 현대차와 기아가 크게 회복된 반면, 나머지는 부진했다.
현대차는 3월 전년 동월 대비 28.6% 증가한 23만4996대를 해외 시장에 판매했다. 같은 기간 기아도 11.0% 증가한 20만351대의 해외 판매실적을 올렸다.
반면 한국지엠은 18.9% 감소한 2만3484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고, 르노삼성의 수출 실적도 6.8% 감소한 2877대로 부진했다. 쌍용차는 14.5% 증가한 2846대의 수출실적을 올렸으나 2월 가동중단에 따른 적체 물량이 포함된 실적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