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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도·보관 편이성 높인 ‘수박의 변신’

2021-05-10 14:28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언뜻 수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초록 바탕에 검은 줄, 한 사람이 들기에도 버거운 무게인 수박의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다. 요즘엔 껍질이 까만 수박부터 씨 없는 수박까지 다양한 수박 품종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주목받는 이색 수박 품종의 특징을 소개하며 맛있는 여름나기를 제안했다.

다양한 수박들./사진=농촌진흥청 제공



먼저 '흑피수박'은 지난 2017년 가락시장에 첫 선을 보이며 수박의 줄무늬 편견을 깼다. 흑피수박은 기존의 호피 무늬가 없는 대신 껍질 전체가 검은색을 띠며, 속은 빨갛거나 노란색을 띤다.

7월 이후 고온기에는 일반 수박과 당도 차이가 없지만, 겨울에 재배해 4∼5월 출하하는 흑피수박은 평균적으로 일반 수박 당도인 11브릭스(°Bx)보다 1브릭스(°Bx) 정도 높은 편이다.

2019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도 ‘흑피수박이 일반 수박보다 더 달다’고 인식하면서, 흑피수박의 재구매 의향은 80%로 높게 나타났다.

일명 '베개수박'으로 불리는 장타원형 수박도 새로 등장한 수박 품종 중 하나다.

베개수박은 4kg 내외의 중소형 수박으로 단타원형인 일반 수박(7kg)과 달리 모양이 길쭉해, 좁은 공간에 보관할 수 있고 구획이 나눠진 냉장고 칸에 넣기도 알맞다.

일반 수박과 달리 자르지 않고 통으로 보관하기 쉬워, 수박을 잘라 보관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신선도와 품질 저하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1인 가구를 겨냥한 '애플수박'은 2kg 이하의 소형 수박으로, 한 사람이 수박 한 통을 먹는 ‘1인 1수박’이 가능해 먹고 남은 수박을 버리는 일을 줄일 수 있고, 일반 수박보다 씨가 작고 칼로 깎을 수 있을 정도로 껍질이 얇아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도 적다.  

처음 선보였을 때는 일반 수박과 같은 호피 무늬를 지녀 '자투리 수박'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 씨 없는 수박은, 지금은 생과일 음료 및 빙수 등을 담아내는 장식용 그릇으로도 쓰이며 주목받고 있다.

씨 없는 수박은 일반 수박 다음으로 소비자가 많이 선호하는 수박으로, 2배체 수박과 4배체 수박의 교배로 만들어진 3배체 수박이다. 

즉, 다른 식물의 유전자를 도입하거나 유전자 순서를 바꿔 개발한 것이 아닌 육종(교배, 개량)기술로 만들어진 수박이므로,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

최근에는 수정 능력이 없는 꽃가루를 이용해, 일반 수박과 맛과 크기는 같지만 씨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되기도 했다.

이우문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은 “수박은 수분 함량이 약 90%이며 포도당, 과당 등 당류를 5% 함유해 갈증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라이코펜과 혈관질환 완화 효과가 있는 시트룰린을 함유하고 있다”며 “다양화되고 있는 소비자 기호에 맞춘 품종 개발로, 수박 소비 촉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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