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농촌진흥청에서 개발‧보급 중인 ‘원예작물 바이러스 진단도구(진단키트)’가 농작물 생산에 톡톡히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농진청에 따르면, 바이러스 진단키트는 영농현장에서 2분이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 피해 절감액은 약 65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원예작물 바이러스병./사진=농촌진흥청 제공
원예작물의 바이러스병은 아직 치료 약제가 없고 전염 속도가 빨라서, 한 번 걸리면 자칫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물을 신속히 제거, 번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 방법이다.
진단키트는 수박‧오이‧멜론‧호박‧참외‧고추‧토마토‧가지‧상추‧배추 총 10개 작물에 발생하는 바이러스 17종을 진단할 수 있으며, 진단 정확도는 95% 이상이다.
지난 2007년 1080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무상 보급한 바이러스 진단키트는 지난해까지 총 17만 5836개에 달하며, 올해도 1만 8000점을 보급했다.
진단키트의 바이러스병 피해 절감액은 2007년 40억 원을 시작으로 2010년 264억 원, 2015년 605억 원, 2020년 696억 원 등 지속해서 늘고 있다.
또한 수입에 의존하던 진단키트의 국산화를 통해 얻은 수입대체 효과는 연간 1억 8000만 원에 달하고, 평균 1만 3000원 가격의 외국산 진단키트와 비교해 국산 진단키트는 3000원 정도로 비용을 77% 가량 절감시켰다.
경기 성남에서 10년째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김재환 씨는 작년에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를 초기에 발견하지 못해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잎이 말라 죽거나 토마토에 반점이 생기고 기형으로 달리면서 수확을 거의 못했었다.
김 씨는 “지금은 의심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바로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진단키트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신속히 조치하고 있다”며 “올해는 진단키트 덕분에 바이러스병 걱정을 좀 덜 수 있었고, 피해도 줄인 것 같다”라고 사용 소감을 전했다.
조인숙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사는 “앞으로 채소는 물론, 화훼‧약용 작물까지 바이러스 진단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며 “바이러스병 예방은 신속한 진단이 생명인 만큼, 좀 더 빠르고 간편한 키트를 지속 개발‧보급해 농가 피해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말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