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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업계, 희비 엇갈려…후판값 영향?

2021-07-23 14:54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선박용 후판(두께 6mm 이상의 철판)값 상승의 영향으로 철강-조선업계의 희비가 교차하는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 2분기 897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수주 목표를 이미 달성하는 등 선박 건조 물량 확대로 매출이 늘어났음에도 8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급격한 강재가 인상을 대비해 예측 가능한 손실액을 보수적으로 반영하면서 일시적으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1400억원·6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2만7000톤급 여객선(RO-PAX)의 시운전 모습/사진=현대중공업그룹



실제로 올 상반기 평균 후판값은 톤당 72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12만원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일부 철강제품에 대한 수출환급세를 폐지하는 등 수출 물량을 제한하면서 철강재 공급이 축소된 것이 시장에 파동을 준 것이다.

원재료값 상승도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2월5일 톤당 154.91달러(약 17만8300원)에서 지난달 25일 213.68달러(약 24만5000원)으로 올랐다.

반면 포스코 철강부문은 1조60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2010년 3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판매가·판매량 동반상승이 원재료값 인상의 충격을 뛰어넘은 셈이다. 

권순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의 후판이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조단위 매출을 기록했으며, 선재 매출도 지난해 2분기 4270억원에서 올 2분기 578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도 컨퍼런스콜을 통해 "조선사에 공급되는 후판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출 또는 다른 산업으로 보내려던 물량까지 전환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도 조선용 후판값 인상 등에 힘입어 2분기 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사진=연합뉴스



업계는 철강사들이 하반기 후판값을 톤당 115만원 수준으로 높이려는 계획을 방침을 세우면서 조선사들의 어려움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수주한 물량이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들어 인상폭 절감을 요구하고 있으나, 철강업체들이 시중 후판 유통가격과 조선사 공급가격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철강사들은 지난 몇 년간 고통을 나눈만큼 더 이상 양보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본업'의 수익성이 저해되면 수소사업 등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힘들어진다는 것도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적인 소재로, 톤당 5만원 인상시 업계의 원가 부담이 연간 3000억원 가량 가중된다"면서도 "조선업황 회복에 힘입어 원자재값 인상이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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