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카카오뱅크(카뱅)가 신규상장과 동시에 금융대장주로 등극하는 등 주식시장 최고의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카뱅보다 먼저 인터넷전문은행 업무를 시작한 비상장기업 케이뱅크의 가치에 대해서도 관심이 제고되는 모습이다. 2023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움직임에도 많은 시선이 쏠린다.
13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 대한 장외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장외주식 거래사이트 서울거래소 비상장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케이뱅크의 기준가는 1만 2000원을 기록했다. 매도 희망가는 1만 8000원까지 올랐으며, 매수 희망가를 기준으로 해도 4500원선이던 주가가 최근 1만5000원까지 급상승했다.
물론 ‘장외가=케이뱅크의 기업가치’라는 등식에는 무리가 따른다. 케이뱅크의 전체 발행주식이 3억 7261만주에 달하는 것에 비해 장외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수는 1만주 정도로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의 흐름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장외시장의 화젯거리가 되기엔 충분했다.
케이뱅크의 주가 상승에는 카카오뱅크의 돌풍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6일 코스피 시장에 신규상장한 카뱅은 등장과 동시에 금융 ‘대장주’로 등극하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시가총액은 36조원에 육박하며, 이는 전통적인 금융 강자였던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시총을 합친 것에 육박한다.
카뱅의 주가 상승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품‧고평가 논란도 존재한다. 그러나 상장 직전까지도 일각에서 우려를 자아냈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의구심은 거의 완벽하게 사라졌다는 평가다.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기편입 등도 카뱅에 대한 달라진 시선을 함축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히 ‘케뱅’ 즉 케이뱅크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사실 케이뱅크야말로 지난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제1호’ 사업자로 출범하면서 대한민국 금융권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회사다.
단, 지금까지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데 애로사항이 존재했다. 그러나 작년 들어 KT의 자회사 BC카드로 대주주가 교체되면서 흐름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지난 2분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당기순이익 39억원)를 달성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방증했다. 국내 최대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해 가입자 기반을 넓힌 점이 주효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에만 이용자 수가 400만명 늘어나 지난 6월말 기준 고객 숫자는 약 620만 명에 달한다.
아울러 케이뱅크 역시 주식시장 상장을 시야에 넣고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목표는 오는 2023년 상장 완료다. 지난달 1조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본금을 2조 1500억원대로 끌어올린 것도 장기적 시야에서 ‘몸집 불리기’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뱅의 돌풍으로 순서 측면에선 밀린 감이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가치 재발견이 이뤄졌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 “꾸준한 자본 확충, 수신 기반 확보 등의 작업이 점진적으로 이뤄지다 보면 상장에 임박해 카뱅 못지 않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